북, 3대혁명 선전에 가정주부들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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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지난 11월 3대혁명선구자대회를 개최한 북한이 여성동맹원들을 동원해 이른 아침부터 길거리에서 3대혁명 관련 선전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남도 북청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8일 “요즘 여맹기동대가 3대 혁명 수행과 관련한 선전사업에 매일 동원되고 있다”며 “지난달 평양에서 진행된 3대 혁명선구자대회와 관련해 군 여맹이 벌이는 사업”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여맹기동대 여성들이 매일 아침 길거리에서 출근하는 근로자들을 상대로 선동사업을 벌이고 있다”며 “기온이 영하 8~9도를 밑도는 추위 속에서 1시간씩 붉은 깃발을 흔들며 노래를 부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여맹기동대가 벌이는 선전 선동의 내용은 겹겹이 쌓인 난관속에서도 수령과 당에 대한 충성심을 가지고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을 발휘해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에 적극 떨쳐 나서라는 것”이라며 “하지만 아침 출근길 추운 날씨에 거리에서 외치는 이들의 선전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특별히 맞춰 입은 단체복에 ‘여맹기동대’라고 쓴 빨간색 완장을 끼고 활동하는 기동대는 군여맹위원회의 지시로 각 공장, 기업소와 생산 현장을 찾아다니며 선전활동을 한다”며 “때 없이 수시로 제기되는 기동대 활동을 위해 여맹원들은 평시에도 자주 모여 노래와 춤을 맞추는 등 훈련을 많이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이들 여맹기동대는 그 어떤 혜택을 받는 것도 없다”면서 “젊은 여성들로 구성된 여맹기동대 성원들 대부분이 젖먹이 아이나 어린이가 있는데 이른 아침 기동대 복장과 소도구 등을 갖추고 바삐 나오느라 아이들과 식구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해 불만이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9일 “청진시에서도 주요 네거리에서 매일 아침 각 동 여맹기동대가 길거리 선전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청진시의 수십 개 동 모두에 여맹기동대가 조직되어 있다”면서 “기동대는 동 여맹에 소속된 가두 여성들 중에서 인물과 노래, 춤 등 예술적 재능을 고려해 특별히 선발한 20~30대 초반의 여성 1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처럼 먹고 살기 어려운 시기에 기동대원들은 돈이나 식량배급 같은 아무런 혜택이 없이 완전히 무보수로 활동한다”면서 “생활상 어려움으로 기동대 활동을 그만두겠다고 해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모두가 가정주부들인 이들이 잦은 기동대 활동으로 아이들과 가족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것은 물론 장사를 하는 데도 지장을 받고 있다”면서 “당국이 자기들의 필요로 가정의 생계를 책임진 여성들을 불러내 활동시키려면 기동대에 속한 여성들에게 그 어떤 보상이라도 해주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고 반문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