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함경남도 당국이 기관 기업소들에 석탄증산에 필요한 자재와 공구 과제를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탄광을 적극 지원할 데 대한 중앙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남도 함흥시 흥남구역의 한 기업소 행정간부 소식통은 28일 “최근 내년 석탄생산을 늘리기 위한 조치의 하나로 탄광에 대한 지원사업이 있었다”며 “요즘 같은 어려운 시기에 탄광지원물자를 내라고 계속 내리 먹이는 바람에 주민들은 정말 죽을 맛”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달 초 도당국은 탄광을 물심량면으로 지원하는 것은 당의 방침이라며 각 시, 군과 기관, 기업소들에 지원물자 과제를 하달했다”면서 “지원물자에는 철근, 베어링, 용접봉, 삽, 곡괭이, 함마(해머), 망치, 스패너, 들것 등 자재와 공구들이 포함돼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에 따라 시와 구역에서는 책임일꾼 회의 때마다 기일 내에 탄광지원물자를 마련하라며 매일과 같이 재촉하고 있다”면서 “지난주 함흥시에서는 각 기관, 기업소들이 준비한 (탄광)지원물자를 실은 자동차들이 시내 행진을 한 후 금야탄광과 수동지구의 탄광들에 물품을 전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우리 기업소는 생산 기업소가 아니다 보니 아무런 기계설비도 없고 가진 것도 없어 결국 일반 로동자는 1000원, 출근하지 않는 8.3 로동자는 5000원씩 지원금을 내도록 조치했다”며 “그 돈으로 시장에서 일부 자재와 공구를 구입해 바쳤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에서는 쩍하면 ‘모자라는 것을 자체로 해결해라’, ‘내부 예비를 적극 탐구동원하라’고 하는데 기업소와 주민들이 결코 젖 짜는 염소가 아니지 않으냐”라며 “새해를 앞둔 연말까지 주민들에게 지원물자를 강요하는 당국의 처사는 주민들의 어려운 생활 형편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 단천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28일 “이번 탄광지원사업에 각종 소공구뿐 아니라 제대군인 탄부들의 생활에 필요한 각종 생활필수품도 준비해 보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내가 일하는 기업소는 가정을 가진 여성들이 대부분이라 간부들이 차마 돈을 내라는 말은 못하고 집에서 잘 쓰지 않는 공구나 생활필수품을 3가지 이상 내도록 했다”며 “나는 곡괭이와 비닐 소랭이(대야) 2개를 바쳤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위에서는 전기를 재대로 공급하지도 않으면서 ‘석탄전선을 지원하는 것은 공민의 응당한 본분’이라며 탄광 지원에 적극 떨쳐나설 것을 강요하고 있다”며 “당국이 생활고에 시달리는 주민들의 생활보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나라가 해야 할 몫을 주민들에게 계속 떠넘기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불쌍하고 쪼들리는 것은 힘없는 백성들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