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터뷰] “영변 핵시설서 건설 활동 지속”

사진은 38노스가 공개한 2019년 4월 12일 영변 우라늄농축 공장의 모습.
사진은 38노스가 공개한 2019년 4월 12일 영변 우라늄농축 공장의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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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민간연구소 스팀슨센터 산하 북한 전문 연구기관인 '38노스'의 사만다 피츠(Samantha Pitz) 북한 정책 및 기술 담당 연구원은 북한 영변 핵시설에서 건설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서혜준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 최근 영변 핵시설에서 건설 활동이 계속되고 있는 것을 포착한 위성사진 분석 작업에 참여하셨는데요. 그간 핵시설에서 추가 개발 상황이 있는지요?

미 민간연구소 스팀슨 센터 산하 북한 전문 연구기관 ‘38노스'의 사만다 피츠(Samantha Pitz) 북한 정책 및 기술 담당 연구원. /스팀스센터 제공.
미 민간연구소 스팀슨 센터 산하 북한 전문 연구기관 ‘38노스’의 사만다 피츠(Samantha Pitz) 북한 정책 및 기술 담당 연구원. /스팀스센터 제공.

피츠 연구원: 저는 지난 3년동안 38노스에서 위성사진 정보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올해 봄부터 우리는 영변핵시설 내에서 이뤄지는 지속적인 건설 활동을 포착했습니다. 우라늄 농축 시설 근처에서 건설을 목격했는데 덮개로 가려져있어 세부 사항은 위성사진으로 설명하기 어려웠습니다. 또 북한이 영변에서 플루토늄을 재처리하는 5MW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다는 징후도 포착했습니다. 영변 시설에서의 이런 지속적인 활동은 해당 시설의 중요도를 보여줍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올해 초 열린 제8차 당대회에서 북한의 핵무력과 핵능력을 더욱 발전시키고 강화하는 것이 국가 원자력 산업 기초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이 두 가지 능력을 증가하기 위해 영변 핵시설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영변 핵시설 내에서 지속적인 건설활동을 보게 될 겁니다. 몇 주 전까지도 5MW 원자로 옆에 있는 발전기 외부에서 증기가 포착됐습니다. 원자로가 멈췄다 다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겁니다.

기자 :김정은 총비서가 북한 지도자로서 10년을 맞았는데 그가 향후 미국 또는 한국과 어떻게 협상할 것으로 보나요?

피츠 연구원 : 김정은 총비서는 과정 지향적이기 보다 결과 지향적인 것 같습니다. 그는 자신의 체제에 대해 꽤 확고한 통제력을 가지고 있음을 입증했고 제재 및 기타 요인으로 인한 적대적인 환경에서 국가의 회복력을 구축하기 위해 자립력을 강조했습니다.
이것은 코로나19(코로나 비루스)와 이에 따른 국경 폐쇄로 인한 심각한 국내적 혼란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김 총비서가 북한에 도움이 될 구체적인 결과 없이 한국 또는 미국에 무엇이든 포기할 가능성은 제한적입니다. 따라서 김정은은 미국과 단기적으로라도 결과를 볼 수 없다면 국내 상황에 계속 초점을 맞출 겁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우방국가들과의 관계를 발전시킬 겁니다.

‘38노스’의 사만다 피츠 북한 정책 및 기술 담당 연구원 ‘38노스’의 사만다 피츠 북한 정책 및 기술 담당 연구원

기자 :현재 미북 관계를 평가하신다면요? 인도적 지원 부분과 제재 완화가 내년 외교에 영향을 미칠까요?

피츠 연구원 :현재의 미북 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건은 단연 하노이 회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회담에서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총비서는 정상 외교의 한계를 배웠고 이 교훈은 김 총비서에게 오래 기억될 겁니다. 하노이 정상회담이 성공적일 거라는 기대가 컸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회담 결렬로 빈손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김 총비서에게는 큰 타격이 었던 것 같습니다. 김 총비서가 국내적으로 보여줄 성과가 없고 외교적 협상이 유익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하지 않는 이상 가까운 시일 내에 스스로 외교를 모색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인도적 지원이 북한을 협상장으로 이끄는 데 효과적이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너무 정치화돼 있는 탓에 북한은 미국이나 한국의 인도적 지원을 받지 않을 겁니다. 또 인도적 지원을 수용하는 대가로 협상이 진행된다면 북한이 약자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할 겁니다.
부분적 제재 완화와 같은 일부 일방적인 양보가 실질적인 절차 진행을 바라는 미국 행정부의 진지함을 보여주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 정부가 내년에 부분적 제재 완화를 할 정치적 의지가 없다고 봅니다. 협상 진전에 도움이 되는 건 미국이 주한 미국 대사를 하루 빨리 지명하는 겁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사를 지명함으로써 동맹국들에게도 진지함을 보여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 한국이 대선을 앞두고 미북 관계 및 남북 관계가 모두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데 대선 이후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바이든 행정부 및 한국의 새 정부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걸로보시는지요?

피츠 연구원 :한국 대선에서 어느 정당이 승리하느냐에 따라 분위기와 한국이 북한에 어떻게 관여할지에 대한 것이 바뀔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고 취임한 후 북한의 미사일 시험이 한동안 없었는데 북한은 군사 능력을 보여주고 싶은 때를 선택해왔습니다. 북한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시험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 발전을 위해 시험을 합니다. 북한은 한국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고도화된 공격 능력에 계속 투자할 겁니다. 이러한 도발은 북한이 국내적으로 보내는 메시지입니다. 이는 한국과 미국을 대적하기 위한 발전이라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경우 북한이 강력한 국가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라고 봅니다. 비록 미국으로부터 '무조건적인 만남'이란 제안이 있어도 가시적인 결과가 없는 이상 북한은 북한 주민들에게 협상할 가치가 있었다는 걸 보여줄 수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북한은 현시점에서 상당히 위험회피적이라고 봅니다.

앵커 :지금까지 스팀슨센터 38노스의 북한 정책 및 기술 담당 연구원 사만다 피츠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대담엔 서혜준 기자였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이상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