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알곡생산과제에 북 농장 간부들 당혹

0:00 / 0:00

앵커: 북한이 작년말 개최한 8기6차전원회의 농업부문 결정사항인 알곡 생산과제를 과도하게 할당하는 바람에 전국의 협동농장 간부들이 깊은 시름에 빠졌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간부소식통은 16일 “지난해 말 열린 당 전원회의에서 알곡 생산을 결정적으로 높여 먹는 문제, 식량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해결하여 할 국가중대사로 제시했다”면서 “농업생산에 주타격방향을 정하고 올해 알곡을 무조건 760만톤 넘게 생산해야 한다는 과제를 농업성에 하달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는 모든 농장들에서 알곡 생산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달성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는 것을 자각하고 농장간부들이 비상한 각오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해 알곡생산에 임할 것을 강요하고 있어 농장 간부들로서는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농업성에서는 올해 알곡 생산과제로 전국의 모든 농장들에서 입쌀의 경우 정보당 8톤 이상, 강냉이(옥수수)는 10톤 이상 소출을 내야한다고 지시했다”면서 “농장들은 충분한 비료와 농약을 비롯해 농기구 등 영농물자들이 원만히 보장된다 해도 농업성이 제시한 알곡 생산과제를 수행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확실한데 지금처럼 모든 것이 부족한 조건에서 올해 받은 과제를 수행하기는 무리라는 의견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상급기관에서는 막무가내로 내리 먹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농업성에서는 또 이번 전원회의에서 제시한 과제수행의 하나로 모든 농장들에 남새(채소) 재배를 위한 온실 건설도 지시했다”면서 “올해중으로 남새 온실을 건설하여 남새, 버섯, ‘단백초’같은 작물을 널리 심어 주민들의 식생활개선에 실제적으로 도움을 주라는 것인데 알곡 생산과제도 버거운데 온실 건설까지 밀어붙이니 농장 간부들은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한숨만 내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6일 “중앙에서는 전원회의 결정내용인 농업분야에 ‘쌀로서 사회주의와 혁명을 보위하자’는 구호를 앞세우고 농업성을 비롯해 모든 농업부문 간부들이 자기지역, 자기 단위 농사는 당과 국가 앞에 전적으로 책임진다는 사명감을 가지라고 다그치고 있다”면서 “지금의 농업 현실에 비추어 너무도 무거운 과제를 받아 안은 농장간부들은 지금 같은 영농물자 부족 상황에서 올해 과제수행 미달은 뻔한데 이로 인한 불이익을 어떻게 감당할지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농업성에서는 말끝마다 농장간부들과 농장원들이 한 몸이 되고 한줌의 거름이 된다는 각오로 알곡 생산을 늘이(늘리)라고 압박하고 있다”면서 “농장원들속에서는 비료를 비롯한 영농자재도 공급해주지 않고 자연재해, 코로나 여파로 몇 해째 농사가 제대로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애꿎은 농민과 농장 간부들을 다그치는 당국에 대해 울분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한국 농촌진흥청과 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북한의 식량 (쌀, 옥수수, 콩, 밀 등) 생산량은 2020년 440만톤, 2021년 469만톤, 2022년 451만톤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지난 3년 연속 북한의 1년 식량 소요량인 570~590만톤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