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비밀리에 포탄을 공급하면서 경제난 극복에 나서고 있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습니다. 북한이 러시아에 추가로 무기를 제공할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컨설팅 업체 ‘LMI’의 수 김(Soo Kim) 정책실무 책임자(Policy Practice Lead)는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국경 폐쇄와 중국과의 상당한 무역 감소로 인해 장기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고, 러시아는 그 대가로 지금 당장 (북한이) 필요한 금전 또는 자원 지원을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North Korea provides the weapons to Russia, and Moscow in turn provides Pyongyang with the monetary or resource assistance it needs especially right now, as the country continues to suffer prolonged economic hardships borne from its border closures and significant trade reductions with China.)
이어 북한이 러시아와의 무기거래를 부인한 것에 대해 그는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북한의 투명성 부족과 북한이 스스로 부과한 경제적, 정치적 고립, 러시아의 관계를 살펴보면 북한이 실제로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했다고 볼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I think few people would accept North Kore’s denial that it had furnished Russia with weapons as the truth. Looking at North Korea’s track record of a lack of transparency, its self-imposed economic and political isolation, and its relations with Russia, I think we can make a pretty healthy assumption that Pyongyang indeed provided weapons to Moscow.)
앞서 미국 백악관은 지난 21일 북한이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와그너그룹에 무기를 공급한 정황이 담긴 위성사진을 공개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를 제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북한은 29일 권정근 미국 담당 국장 명의의 담화를 내고 “미국은 자작 낭설을 계속 퍼트리며 집저거리다가는 정말 재미없는 결과에 직면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며 러시아와의 무기거래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미국 민간연구기관인 랜드연구소(Land Corporation)의 정치학자 나오코 아오키(Naoko Aoki) 연구원은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러시아 무기 공급에는 경제적, 정치적 이득이 있으며 두 가지가 서로 얽혀 있을 수 있다며 “북한은 경제적 이유 때문에 현금이 가장 필요하지만 연료 등을 포함해 다른 방법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의 데이비드 맥스웰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무기 이전의 대가로 러시아에 대량의 경화(hard currency)를 요구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 : 김정은은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제공한 포탄과 탄약 등의 대가로 푸틴에게 대량의 경화를 요구했다고 확신합니다. 그것이 김정은이 이 일(무기거래)을 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북한은 '협박외교'(blackmail diplomacy)를 통해 한국과 미국의 제재완화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러시아로부터 경화를 확보할 기회를 엿보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경제전문 블룸버그통신은 30일 북한이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해 러시아에 더 많은 무기를 판매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코로나로 인한 국경 폐쇄로 수십년 만에 최악의 경제 침체를 겪고 있는 북한이 러시아와 소량이라도 무기 거래를 하는 것은 침체된 북한 경제를 성장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블룸버그 통신은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자료를 인용해 북한이 2만1,600문 이상의 방사포를 공급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의 포탄과 탄약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것들이 러시아에 공급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지난 2020년 출간된 북한군 관련 책(The Armed Forces of North Korea)을 공동 집필한 주스트 올리만스(Joost Oliemans)는 이 매체에 “북한은 러시아 무기와 호환되는 구형 무기를 무수히 생산했다”며 “북한으로서는 오래된 군수품 재고를 상당히 인상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푸틴의 구매 희망품목 중 일부는 (북한의) 122mm 및 152mm 포탄과 방사포가 될 것”이라며 “몇년 전 6천 달러 정도였던 122mm 로케포를 북한이 얼마에 판매할지는 알 수 없지만 거래 규모는 수억 달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미 국무부와 백악관은 러시아와의 무기거래 의혹을 부인한 북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30일 오후까지 답하지 않았습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