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달 중순, 북한 평안남도 성천군의 한 유치원에서 어린이들이 국가에서 공급한 우유를 마신 후 집단 식중독에 걸리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 성천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 13일 신성천 노동자구 유치원 높은 반에 다니고 있는 13명의 어린이가 집으로 돌아간 뒤, 한밤 중 복통과 설사증세를 보이며 집단적으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13명의 유치원 어린이들은 동발공장 등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들의 자녀로써 아침부터 저녁까지 유치원에서 공부를 하는데 점심을 먹고 오침을 한 이후 우유 간식을 먹은 다음 집으로 돌아온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우리 딸도 그 유치원에 다니는데 한밤중에 딸의 급성설사부터 멈추느라 남편과 함께 딸을 업고 병원을 찾았는데, 같은 반 유치원어린이들이 거의 다 병원 구급과에 누워있는 것을 보곤 복통과 설사의 원인이 유치원에서 발생했음을 알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다음 날 아침 학부모들이 집단적으로 해당 사실을 유치원 원장에 알리고 사실(원인)을 판명(규명)하라고 항의하자 유치원에서는 병원 당국과 긴급하게 협력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역학 검사를 한 결과 식중독으로 판명되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치원에서 집단 식중독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에 주민들의 반발이 높아지자 성천군 사법당국은 식중독 원인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조사한 결과, 유치원에서 어린이들에게 매일 한 컵씩 공급하는 우유가 변질된 것이었음이 밝혀졌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 성천군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도 “이달 중순 신성천 노동자구 유치원에서 발생한 어린이들의 식중독 사고는 지금도 지역 주민들의 분노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식중독에 걸려 병원에 달려간 유치원어린이들에 대한 치료는 동의약(한약) 몇 알을 먹이고 관장을 시킨 게 전부였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특히 사법당국은 유치원 어린이들이 유치원에서 공급하는 우유 간식을 마시고 집단 식중독에 걸린 사고의 원인을 염소목장에서 우유를 생산하는 노동자들이 며칠이 지난 우유를 유치원에 보낸 것이 문제였다며 목장 노동자 3명을 3개월 간 노동단련대 처벌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에 의식이 트인 주민들 속에서는 유치원어린이 집단 식중독 사건을 어떻게 염소목장 노동자들의 책임만으로 들씌우느냐(덮어씌우느냐)”면서 “우유를 보관할 냉장 설비와 우유를 제때에 유통할 수 있는 운송 수단도 보장하지 않고 어린이 사랑 운운하면서 무턱대고 밀어 붙인 육아법이 근본 문제”라고 꼬집었습니다.
한편 북한은 2021년 6월 전국의 어린이들에게 젖제품(유제품) 공급을 당의 정책으로 수립하라는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내각에 식료공업성을 신설했습니다. (2021. 12) 식료공업성은 각 도, 시, 군 인민위원회에 식료공업국과 식료공업부를 신설해 지역 자체로 염소목장을 건설하고 염소우유를 생산해 어린이들에게 공급하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조치는 2022년 2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6차 회의에서 육아법이 제정되며 의무화되었으나 지방정부와 공장 기업소의 현 실태는 염소목장 운영은 물론, 우유생산부터 유통에 필요한 시설과 자금난이 심각한 상태여서 육아법을 무조건 밀어붙이는 당국의 행태는 김정은의 치적쌓기에 불과하다며 비난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