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탈북민 출신 김재원 국회의원 비서관 “대북전단금지법, 가장 먼저 없어져야 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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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3월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의 선거 활동을 도운 탈북민 김재원 씨는 최 의원의 당선 이후 의원실 비서관으로 채용됐습니다. 김 씨는 자신 또한 어릴 적 대북전단을 통해 김씨 일가의 정체에 대해 알았다며 대북전단금지법은 없어져야 할 1호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한도형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북한에 있을 때 공산대학을 졸업한 이후 27세에 탈북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탈북을 결심하게 된 직접적인 사건이 있었을까요?

탈북민 출신 김재원 비서관 :공산대학에서 철학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 안에 김일성주의라든지 주체사상이라든지 자본주의철학 비교를 해가면서 교육을 하거든요. 그날은 사회주의철학 시간인데 교수님의 수업 교재가 무엇이었냐면 김정일이 쓴 '사회주의는 과학이다'라는 논문(1994)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약 75년 만에 동구라파(냉전 시대 유럽의 공산주의 국가들)가 망했는데 마르크스-레닌주의에 기반한 주체사상이 사회주의를 승리로 이끌 수 있다는 현실적인 담보는 무엇이냐 이렇게 질문을 한 거예요. 그 질문을 받고 교수가 뚜껑이 확 열린 거죠. 청년비서가 혁명사상이 부족하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때 김정일 전집, 김일성 전집 발췌를 약 한 달 넘게 했어요. 벌이죠. 졸업하면서 생각했죠. '이 나라는 내가 살기에는 하늘이 너무 좁구나' 그때 결심했어요. 이제 (북한 밖으로) 가야 되겠구나.

기자 :북한 당국에서 주입하는 사상에 대해 의문을 품고 다른 시각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 어떤 계기가 있었을까요?

탈북민 출신 김재원 비서관 : 6살이 되던 해 대북전단을 주은 적이 있어요. 근데 그 대북전단에 '김일성ㆍ김정일 부자가 통치하는 나라' 이런 글자가 쭉 써있었어요. 부자를 한자로 아버지 부(父)에 아들 자(子)를 쓴 거예요. 그것을 보고 6살 때 큰 충격을 받았어요. '김일성 원수님 고맙습니다.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 선생님 고맙습니다.' 이것을 어릴 때부터 세뇌를 받으면서 자랐기 때문에 김일성이나 김정일이 나와 아버지처럼 아들과 아버지 관계라는 생각을 못했죠. (기자:신적인 존재였군요.) 그렇죠. 그것을 확 깬 것이 여섯 살 때 '부자가 통치하는 나라'라는 대북전단 한 장이었고 저한테는 큰 충격이었어요. 어릴 때 그때부터 '아. (김일성ㆍ김정일이) 그냥 우리랑 거의 똑같은 사람이고 우리 아버지와 나와의 관계처럼 가정적인 관계구나' 이런 것을 그때 알았어요.

기자 :어릴 적 대북전단을 보고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이 다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비로소 깨달았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지난 2021년 3월부터 시행된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서 누구보다 하실 말씀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탈북민 출신 김재원 비서관 :대북전단금지법은 사실 정말 정말 마음이 아픈 건데요. 이것은 사실 북한 주민의 자유를 침해하고 북한 주민을 그냥 북한 독재정권의 노예로 만드는 것을 방기하고 방치하는 거죠. 북한의 독재정권이 더 오래 지속이 되고 북한의 2500만 주민이 노예의 삶을 더 영속할 수 있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본질적으로 저는 그렇게 보거든요. 북한 주민들에게 대한민국의 현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를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해 주는 것. 이런 것들은 사실 뭐 당연히 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대북전단금지법은 없어져야 될 1호 법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기자 : 문재인 정부 당시 있었던 탈북민 선원 강제북송 사건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비서관님의 견해는 어떠하신가요?

탈북민 출신 김재원 비서관 :탈북민 어부 두 명이 대한민국에 입국을 했을 때 그들은 우리 대한민국 헌법에 준하는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어요. 문재인 정부가 사실 조사를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어요. 저는 하루빨리 이것도 밝혀져야 한다고 보는데요. 제가 대한민국에 왔을 때도 그렇게 했어요. 당신이 수사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고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판문점을 통해서 돌려보낼 수도 있다고. 협박인 거죠. 제가 왔을 때도 그런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때도 노무현 정부였으니까요. 실제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그 안에서 조사받다가 대판 정말 싸우기도 하고 그런 적이 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 공무원을 피격한 사건에 대해서는 더 말할 여부가 없죠. 문재인 정부가 이야기했던 게 월북이라고 몰아간 거잖아요. 행여 월북했다고 하면 우리 국민 아닙니까. 그럼 찾아와야죠. 그럼 돌려보내라고 북한에 해야 하는 것 아니에요. 북한 정권의 눈치를 보고 그러다 보니까 다 돌려보내주고 묵인하고 또 그냥 방치한 거죠.

기자 : 탈북민 출신 비서관으로서 국회에 들어오셨는데 탈북민과 관련해 비서관님께서 가장 문제의식과 관심을 갖고 계신 분야가 어디인가요?

탈북민 출신 김재원 비서관 :북한이탈주민 지원에 관한 법률인데 이 법률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사문화되어 있다는 느낌을 상당히 많이 받습니다. 이게 끝의 문구가 '지원해야 한다', '지원한다' 이게 아니라 '지원할 수 있다'고 되어있어요. 법적 구속력이 없는 거죠. 두 번째로는 어찌 됐든 탈북민들의 성공 롤모델들을 만들어내야 된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저 친구가 고향이 북한인데 와서 열심히 살아서 성공해서 (탈북민이 세운) 그 기업이 요즘에 잘 된다더라' 이런 이야기들이 계속 여기저기에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단순히 북한 출신들이 우리 사회에서 어떠한 사회적 약자로서 항상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보호의 대상이거나 혹은 도움의 대상이 아니라 정정당당하게 세금을 내면서 살아가는 그런 사람들이 많아져야 된다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기자 : 북한에 계신 주민분들이 RFA 자유아시아방송을 듣고 계십니다. 마지막으로 북한 주민들께 직접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탈북민 출신 김재원 비서관 :가장 중요한 건 북한 주민들이 빨리 계몽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루빨리 이제 깨달아야죠. '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사회주의는 거짓말이구나. 김일성주의가 밥을 먹여주는 게 아니구나.' 라고. 내가 시장에 나가서 나물을 팔든 옥수수를 팔든 고기를 팔든 열심히 잡고 농사해서 팔아서 돈을 벌어도 그것이 정말로 내 것인가에 대해서 한번 우리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떠한 인간의 존엄이나 생명이 그 자체로서 귀중하고 존중받는 것이 아니라 국가라는 거대한 권력 또 김정은이라는 독재자의 선택이나 결정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니까 북한 주민들이 이러한 것들을 좀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고향분들이 하루빨리 북한이라는 지옥에서 빨리 벗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실의 탈북민 출신 김재원 비서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한도형 기자였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