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성 질병으로 북 노인, 어린이 사망자 늘어

0:00 / 0:00

앵커 : 북한 평안남도 일대에 장티푸스와 콜레라를 비롯한 수인성 질병이 번져 어린이와 노인 사망자가 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당국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방관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0일 “그제(7일) 증산군 용덕리 진료소(농촌병원)에서 7살 어린이가 복통과 고열을 호소하면서 설사를 몇 시간이나 했는데 링게르(수액)가 없어 탈수증으로 사망했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병원당국은 7살 어린이(여)의 사망원인을 장티푸스와 콜레라에 의한 고열과 급성설사증으로 진단을 내렸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급성설사증은 설사로 인한 탈수를 수액으로 보충해주면 얼마든지 살릴 수 있는 병이다”라면서 “이에 주민들은 링게르를 맞지 못해 어린 아이가 병원에서 죽었다는 게 말이 되냐며 어린이를 죽음에 몰고도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는 보건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장티푸스와 콜레라에 전염된 어린 딸을 업고 진료소에 갔다가 치료를 받지 못해 시체로 변한 자식 앞에서 어린이 부모는 목을 놓아 울다가, 진료소장의 멱살을 쥐고 ‘내 딸을 살려내라’고 항의하면서 당국에 대한 원망을 쏟아냈다”고 강조했습니다.

평안남도 증산군 용덕리 진료소는 군 보건부 산하 의료기관이며, 군 의약품관리소에서 의약품을 공급받아 리 주민들에게 보건서비스를 실시해야 합니다. 그러나 군 의약품관리소에서도 중앙 보건성 산하 (평남)도 의약품관리소에서 의약품을 전혀 공급받지 못하다 보니 앞으로 수인성질병에 의한 사망자 숫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 덕천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11일 “이달에 들어 덕천에서는 장티푸스와 콜레라 전염병으로 노인들이 사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지난주 초에도 흥덕동에 살던 세 명의 노인이 모두 장티푸스와 콜레라에 전염되어 병원에 갔으나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 시 병원에는 장티푸스와 콜레라 환자들이 입원실에 꽉 들어차고도 모자라 병원 복도에 요포를 깔고 누워 링게르를 맞고 있다”면서 “링게르는 환자부담으로 구입해 오면 간호사들이 놓아주는데, 돈이 없어 링게르를 제때에 구입하지 못하는 환자들 속에서 허약한 노인들은 하루를 못 넘기고 사망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병원에 갔는데도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한 부모의 시체를 받아 안은 자식들은 링게르 한통 없어 환자를 죽이는 병원이 무슨 국가병원이냐며 당국에 대한 분통을 병원의사들에게 터트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의하면, 급성설사증세와 고열을 동반하는 장티푸스와 콜레라 전염병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아사자가 대량으로 발생하던 시기에 전국을 휩쓸었습니다. 당시 부패된 시체가 길거리와 강가에 나돌며 각종 세균이 공기와 수질을 통해 전염된 것이 원인이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그런데 고난의 행군시기와 똑같은 전염병이 또 다시 유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북한 당국은 사망자 보도 없이 장마철에 의한 계절성 질병이라고 발표하고 있지만, 일부 주민들 속에서는 지난 5월부터 코로나 사망자가 늘어나는 것과 관련있지 않느냐는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링게르 가격과 관련해 소식통들은 공장제품 링게르 1병(250ml)은 내화 5천원(0.7달러), 개인제조 링게르1병(250ml)은 내화 3천원(0.4달러)이라고 전하면서 중국산 링게르는 코로나로 인해 국경이 막혀 현품 자체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8일, 국가비상방역사령부가 장내성전염병(수인성질병)을 비롯한 계절성질병들의 발생 및 전파 근원을 없애는 데 선차적 힘을 넣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