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탈북자를'괴뢰'라고 지칭하며 북한의 가족이 남한의 탈북자와 전화로 연락하는 데 대해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자기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돈을 보내는 탈북자가 반역자면 주민을 굶기는 당국은 뭐가 되냐며 반문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0일 “요즘 당국이 주민회의에서 남조선에 간 탈북민을 ‘괴뢰’로 지칭하며 강하게 비난했다”면서 “남조선‘괴뢰’와 연락하는 것은 그 가족이라도 다반역행위로 처벌하겠다고 선포해탈북자 가족을 공포에 몰아 넣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까지는 탈북민을 ‘불법월경자’라고 칭했고 반역행위로 처벌하겠다는 것도 이들을 ‘괴뢰’로 지칭한 이후 처음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달에만 혜산시 장안동에서 탈북해 남한에 정착한 가족과 불법전화로 통화하다 감청에 걸려 단속된 사건이 3건이나 있다”면서 “탈북한 가족과 통화하다가 발각된 가족들은 현재 시안전국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대개의 경우 탈북자 가족은 남한의 가족이 보내온 돈을 보위부원과 안전부원에 일정액을 뇌물로 건네기 때문에 단속을 피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 단속된 가족들이 어떤 처벌을 받게 될지 주민들은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원래 혜산시는 백두산 등 고산지대 기후 탓에 농사가 안 되어 주민생계가 전국에서 가장 어려운 곳”이라면서“옛말에‘삼수갑산’이라는 말이 있듯이 궁벽한 산간지대지만 그나마 탈북자 가족이 많아 탈북자로부터 지원을 받아 그럭저럭 먹고 사는 형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코로나사태로 하여 조·중국경이 차단된 후 혜산시 주민들의 생계는 말 그대로 도마에 올랐다”면서“이제는 뜯어먹을 풀도 없어 탈북한 가족의 도움이 없이는 생계가 위협받고 있는데 탈북자들의 도움을 받는 것을 반역행위로 몰아가는 당국은 인민을 위해 무얼 했느냐며 주민들이 비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도 같은 날 “요즘당국이 한국으로 탈북한 주민들을‘괴뢰’로 규정했다”면서“남조선 괴뢰와 전화통화를 하거나 연락을 주고받는 주민은 반역자로 처벌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고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주 온성군 남양노동자구 주민회의에서 나라(북한)를 탈출한 주민을 ‘괴뢰’라고 규정한다는 내용이 전달되었다”면서“하지만 생존을 위해 탈출한 주민을‘괴뢰’로 몰아 사회적으로 매장하고 있는 당국의 처사에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먹고 살 수 있게 생활여건을 보장해주지 못하면서 갖은 통제 수단을 강요하고 있는 당국에 대한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면서“굶어죽을 지경에서 탈출한 주민이‘괴뢰’라면 주민 생계대책을 팽개친 당국의 처사는 역적의 짓이냐”고 비난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이‘괴뢰’로 규정하고 전화통화를 못하게 한다고 그대로 따를 사람이 어디 있겠냐”면서 “당국이 아무리‘괴뢰’라고 비난하며 연락하는 가족에 대해 반역죄를 씌우겠다고 위협해도 탈북자 가족이 한국의 탈북자와 연락을 끊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요즘 같은 난국에 간신히 탈북한 식구의 도움으로 먹고 사는데 그마저 연락을 끊으라면 앉아서 굶어죽으란 말이냐며 가족들은 반발하고 있다”면서 “주민은 굶어죽든 말든 무조건 주민 탈북을 막기 위해 온갖 통제수단을 강화하고 탈북자를 괴뢰로 몰아세우는 당국에 대한 반감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