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탈북 여성 3명 중 2명 ‘강제북송 두려움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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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중국 내 탈북 여성 3명 중 2명은 강제북송 정책으로 인한 두려움에 시달리고 있다는 탈북민 대상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북한인권단체인 통일맘연합회가 최근 국회에서 주최한 ‘탈북여성 인권증진 세미나’.

통일맘연합회는 세미나에서 지난 2020년 5월 중국 거주 탈북여성 221명 그리고 한국 거주 탈북여성과 중국남편 3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와 지난 2021년 4월 한국 거주 탈북여성 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면담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응한 중국 내 탈북여성의 약 75%는 현재 안전하게 살고 있지 않다고 답했고 약 65%는 강제북송 정책으로 인해 두려움에 시달리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차유현 서울대학교 연구원 (지난 23일 세미나):북송 위험 관련해서 4명 중 3명 정도의 턀북 여성이 현재 중국에서 안전하게 살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고 3명 중 2명이 북한으로 잡혀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두려움에 시달리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강제북송 두려움으로 인한 증상은 사람을 피하는 버릇(35.7%), 살고 싶은 마음이 없다는 생각(22.4%), 누군가에게 쫓기는 악몽(21%) 등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남편 응답자들의 약 92%도 중국 거주 당시 가족들도 강제북송에 대한 두려움을 함께 느꼈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더해 돈거래로 인한 동거 또는 결혼 경험 관련 문항들에 대한 답변을 종합한 결과 중국 내 탈북여성의 약 90%가 인신매매를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공동연구진으로 참여한 진미정 서울대학교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행사에서 탈북여성은 물론 중국남편 또한 항존하는 강제북송 위협으로 인해 불안정한 생활을 하고 있고 심한 경우 트라우마, 즉 정신적 외상을 겪고 있다는 점이 설문조사와 심층 면담을 통해 확인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탈북여성의 신분과 인권을 보장하는 한편 출생지에 따른 차별 없이 탈북여성 자녀들의 양육과 교육을 지원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진미정 서울대학교 아동가족학과 교수 : 북한에서부터 시작된 인신매매나 강제북송 등 인권 침해가 그 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도 탈북여성의 삶과 심리적 건강과 가족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이것이 여태까지도 계속되는 문제이므로 중국에서의 신분, 안전, 인권을 보호하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연구책임자로서 지난 2018년부터 5년간 탈북여성 인권연구 프로젝트 ‘내 아이 안고 싶어요’를 추진한 김정아 통일맘연합회 대표는 현재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영문 인권보고서를 제작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탈북민의 강제북송 트라우마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평생 지속되는 문제임을 입증하고 북한 당국과 중국 정부의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정아 통일맘연합회 대표 : 이 논문을 위해서 저희는 데이터 기반의 탈북여성 인권증진 연구 결과를 도출했고 탈북민 자녀 인권 피해의 시작은 강제북송이라는 결론을 내놓았습니다. 강제북송이라는 인권유린 정책이 존재하는 한 탈북민의 평안한 심리적 안정은 없다는 연구 자료를 완성했습니다.

앞서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달 29일 서울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내 탈북민은 난민, 이민자, 또는 어떤 신분이든지 간에 강제로 북한에 송환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