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NGO “북한 인도주의 위기 심각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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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위스의 한 비정부기구가 북한의 인도주의 위기 수준이 심각하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 비정부기구 ACAPS(The Assessment Capacities Project)가 최근 ‘심각성 지수(INFORM Severity Index)’ 보고서에서 북한 내 인도주의적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밝혔습니다.

심각성 지수는 세계 각국의 인도주의적 지원의 필요도와 함께 지원 접근성, 위기로 인한 영향, 자연재해, 지원이 필요한 인구 등 다양한 항목을 5점 만점으로 평가해 종합한 지수입니다.

ACAPS에 따르면 북한의 심각성 지수는 3.8점으로 ‘높음’ 단계인 4단계에 속해 있으며, 평가된 전체 79개 국가 중 에티오피아, 수단, 아프가니스탄 등에 이어 19번째를 기록했습니다.

이어 보고서는 낮은 농업 생산성, 자연 재해와 기후 변화, 지속 불가능한 경제 및 농업 활동, 그리고 핵 문제로 인한 대북제재가 북한에 복합적인 위기를 초래하는 원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농무부의 국제 식량 안보 평가를 인용해 약 63%의 주민들이 식량 불안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북한 주민 중 26%인 약 1천 40만명이 깨끗한 물과 보건 서비스 등에 대한 제한된 접근성으로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상태라고 파악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ACAPS에서 지난 달 발간한 ‘인도주의적 접근 개요(Humanitarian Access Overview)’ 보고서는 북한을 인도적 지원을 위한 접근에 대한 제한이 ‘높은 나라’로 분류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유엔을 포함한 지원 단체들이 제공하는 코로나 19 백신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을 언급하며 북한 당국이 인도주의적 요구에 대응할 수 있음에도 그를 억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북한은 국제 제재와 스스로 초래한 경제적 고립으로 인한 식량과 의료품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지난 해 12월에 발간된 같은 보고서는 북한을 인도적 지원을 위한 접근에 대한 제한이 ‘매우 높은 나라’로 한 단계 높게 분류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ACAPS는 홈페이지에서 “약간의 점수 변화는 지원 단체가 무작위로 할당되거나 거부되었다는 보고가 없기 때문”이라며 실제 지표가 개선된 것이 아님을 밝혔습니다.

한편, 북한 일부 지역에 폭우 피해가 계속되는 가운데 10일 현재 유엔과 WFP(세계식량계획)으로부터 공개된 지원 내역은 없습니다.

기자 자민 앤더슨, 에디터 박봉현,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