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인권단체들, 유엔 사무총장에 서한…“서울 유엔인권사무소장 속히 임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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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인권단체들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장을 조속히 임명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11일부터 이틀간 한국을 방문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북한인권시민연합, 북한인권위원회, 한보이스, 루멘, 물망초, 전환기정의워킹그룹, 탈북자동지회 등 7개 북한인권단체들은 11일 방한한 구테흐스 사무총장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고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장을 조속히 임명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서울 유엔인권사무소는 지난 2014년 2월 발표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의 권고에 따라 설립됐습니다. 북한 내 인권상황을 감시하고 기록해 책임 규명을 위한 노력에 기여하고 관련 회원국과 시민단체 등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섭니다.

단체들은 서한에서 시나 폴슨 전 소장이 지난 2020년 7월 퇴임한 이후 2년이 넘도록 사무소의 소장 직위가 공석으로 남겨져 왔다며 이처럼 중요한 직위가 채워지지 않는 상황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언론과 시민사회를 대상으로 권위를 가지고 말하고 북한인권 문제의 가시성을 유지하며 북한인권 침해 기록을 위한 탈북민 접근을 보장할 유능한 소장이 없는 상태로 지난 2년이 흘렀다는 지적입니다.

한국의 인권조사기록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의 신희석 법률분석관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장은 한국에 상주하면서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 그리고 시민단체들과 상시적으로 소통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어 매우 중요한 직위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 측면에서 해당 직위가 갖는 상징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법률분석관 : 실무적인 문제 이외에도 상징적으로 북한인권 침해 책임규명 문제를 진지하게,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 이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장 직을 2년 동안 공석으로 비워놓는다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20년 9월 서해 상에서 표류하다 북한군에 피살된 한국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의 유족은 다음달 22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인 ‘북한자유이주민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IPCNKR)’ 총회에 참석합니다.

하태경 의원실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대준 씨의 형인 이래진 씨가 행사에서 북한 반인도범죄 세션의 패널로 참여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래진 씨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한국 외 다른 국가에서 동생의 피살에 대해 증언하기는 처음이라며 이를 시작으로 국제사회에서 더욱 활발히 문제 제기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래진 씨 : 이 사건이 한국에서는 상당히 조작되고 은폐됐지 않습니까. 잘못된 방법을 북한도 채택했고 한국도 당시는 잘못된 대응을 택했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양측에 압력을 가해서 진상규명과 철저한 조사를 하게 해달라고 할 것입니다.

이래진 씨와 이대준 씨의 아들인 이모 군, 그리고 유족의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지난 10일 모리스 티볼빈즈 유엔 비사법적·약식·임의처형 특별보고관에게 진정서를 보냈습니다.

이들은 진정서에서 북한 당국의 만행과 인권 유린적 행위에 대해 국제사회가 강력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 방안에 대한 북한의 답변을 얻어낼 것을 촉구했습니다.

또 한국 정부가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사실을 왜곡하고 진실을 은폐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