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10일 전국비상방역회의에서 '코로나 비루스를 박멸했다' 며 '세계보건사의 기적'을 이뤄냈다고 주장했습니다. 터무니 없는 발표에 대해 국제사회는 '악화된 경제와 보건 상황을 돌파해보려는 시도'로 보고 있습니다. 심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11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 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방역전쟁 승리’를 선포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연설에서 김 총비서는 지난 12일간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감염자가 0명을 기록했다며 “최단기간 내에 악성 비루스가 없는 청결지역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총비서는 ‘비루스 전염원 완전 제거’, ‘악성비루스 전파 경로 차단’, ‘비루스 박멸’ 등 표현을 사용하며 마치 코로나 비루스가 사라진 것처럼 연설했습니다.
비루스(바이러스)가 박멸될 수 없는 게 과학적 상식이지만, 이날 김 총비서는 “전국을 깨끗한 비루스 청결지역으로 만든 것은 세계보건사에 특기할 놀라운 기적”이라고 연설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북한의 발표를 국제사회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코로나를 이유로 지난 4월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잇는 화물열차가 중단됐고, 최근에는 집중호우로 농사도 타격을 입은 북한이 경제적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코로나 승리’를 외친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미국의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William Brown) 조지타운대 교수는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내부 경제상황이 최악이라 중국과 교역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교수 : 최근 한국은행 보고서에서 나온 것처럼, 북한경제는 더이상 나빠질 수 없을 정도로 나빠진 상황입니다. 바닥에서 평평하다고 봐야죠. 그들은 중국과의 국경을 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봅니다. '코로나 승리'를 선언했으니까 국경을 열 수 있다는 것이죠. (So is it worse than before the Bank of Korea seems to think it's kind of flat, you know, not declining anymore. And I do think they're probably they're trying to get ready to reopen the border with China. So they say they declared victory now they can open the border)
북한이 명분 때문에 방역 성과를 과시하는 것일 뿐, 실제 북한의 상황은 여전히 심각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So Kim)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은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부족한 보건 인력과 왁찐(백신) 상황을 볼 때, 코로나 통제와는 확실히 거리가 멀다”고 진단했습니다. (I think it's patently clear that given North Korea's insufficient medical/health resources and manpower and refusal to accept vaccine donations, the pandemic is far from being under control inside the country)
그는 북한이 주민의 유익보다 정권의 이득을 더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국제구호요원들의 백신 지원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고, 열악한 보건환경에 처해있는 주민들의 어려움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ost likely, he will not because this would not be to his own benefit. So the pandemic will continue to affect the population; North Korean citizens will have to continue to muddle through COVID-19 with what little support and resources are provided by the state.)
미 국가이익센터(Center for the National Interest)의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한국 담당 국장도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방역에 성공한 게 아니라 내부결속을 다지기 위한 행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강하게 통제되는 북한사회에서 그 무엇도 김씨일가의 통치에 도전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North Korea needs to project strength and that regime is tough and under control at all times. They need to show that nothing can take the Kim family down or challenge their rule.)
기자 심재훈, 에디터 박봉현,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