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코로나 방역전 승리를 선포한 북한이 각 병원과 의약품 관리소들의 의약품 보관과 공급 실태에 대한 집중 검열에 착수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17일 “어제부터 검찰소가 각 병원과 의약품관리소에 대한 집중 검열을 벌이고 있다”며 “지난 5월 14일에 공개된 ‘비상의약품공급과 생산에 저해를 주는 행위를 절대로 하지 말 데 대하여’라는 제목의 포고문 집행에 대한 검열로 보인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어제 오후 도검찰소, 시검찰소, 구역검찰소 성원들이 각각 도와 시, 구역의 인민병원과 의약품관리소에 불시에(del) 나타나 의약품 보관과 공급에 대한 검열을 진행한다는 것을 알렸다”며 “그 뒤 검열 성원들은 각 기관의 의약품 접수 대장(서류)과 공급 대장을 비롯한 모든 관련 문건을 뒤지고 있으며 해당 인원들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검열 성원들이 의약품관리소 창고에 남아있는 의약품의 수량과 보관상태에 대한 검열도 진행했다”며 “한마디로 참빗으로 흝듯이 비상방역기간 의약품의 이동에 대한 모든 것을 일일이 따지고 대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병원 의사들과 의약품관리소의 모든 성원들을 모아놓고 정실이나 안면 관계에 의해 의약품을 공급하거나 몰래 빼돌리는 등 원칙적인 절차와 질서를 어긴 잘못에 대한 자기 비판서를 쓸 것을 강요했다”며 “그러면서 솔직하게 자백하지 않은 부정행위가 적발될 경우 용서가 없다는 엄포를 놓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병원 의사들은 5월부터 석 달 동안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주민세대를 돌며 검병검진을 진행하고 환자치료를 위해 애쓴 노력을 평가해주지는 못할 망정 검열 조사부터 벌이는 데 대해 불만이 많다”며 “특히 마치 범죄자 취급하듯이 자기 비판서를 써오라고 하는 데 대해 인격 침해와 모욕으로 생각하며 분노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나라에서 병원과 의약품공급소에 도대체 얼마나 의약품을 공급해주었다고 이런 검열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비상방역기간 코로나에 감염된 많은 환자들이 약이 없어 민간요법에 의존하며 억지로 참고 견뎠는데 이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이 보건일꾼들의 잘못만 따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 덕성군의 한 주민은 같은 날 “덕성에서는 병원뿐 아니라 집에서 약도 팔고 치료도 해주는 개인 의사들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어제 안전원들이 읍내에 있는 개인 의사들의 집을 수색해 집에 가지고 있던 의약품을 몰수해갔다”며 “이들을 한 명씩 안전부에 불러들여 약품의 출처를 따지며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대부분의 읍내 주민들이 밤에 갑자기 아이가 아프거나 하면 집에서 가까운 개인 의사를 찾아간다”며 “그 이유는 밤에 아픈 아이를 업고 군병원까지 가기도 힘들지만 오랫동안 의료기관에서 일하다 연로보장(정년퇴직)을 받은 개인 의사가 군병원 의사보다 의술이 더 좋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안전부의 검열단속이 진행되면서 오랫동안 신뢰관계를 가져온 개인 의사들이 찾아오는 주민을 받지 않고 있다”며 “검열이 길어지게 되면 순서를 기다려야 하고 병력서를 작성하는 등 시간이 오래 걸리는 군 병원보다 개인 의사를 즐겨 찾던 주민들이 불편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비상방역기간 악성 전염병(코로나) 감염환자 중에 나라에서 공급해주는 약을 먹은 주민은 얼마 되지 않는다”며 “가짜 약이 나돌고 나라에서 운영하는 약국이 개인 의사보다 더 비싸게 약을 파는 경우가 많은데 안전부가 이런 것은 놔두고 주민들에게 실제 도움이 되는 개인 의사만 검열 단속하는 것은 현실을 모르는 마구잡이 정책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