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최근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밀가루를 대량으로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산 밀가루가 시장에 풀리면서 그동안 고공행진을 하던 식량가격이 하락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주민소식통은 22일 “청진항에 러시아산 밀가루가 대량으로 들어오면서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던 식량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면서 “식량사정이 제일 바쁜 시기에 러시아 밀가루가 시장에 풀리다 보니 힘들게 생계를 이어오던 주민들이 다소 안도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러시아산 밀가루가 갑자기 들어오게 된 배경과 정확한 수량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요즘 러시아와 우리 나라의 관계가 좋아졌다는 얘기를 듣고 있었는데 당국이 코로나 방역전에서의 승리를 선언한 이후 민심을 다독이는 차원에서 러시아산 밀가루를 긴급하게 들여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러시아산 밀가루를 싣고 온 화물선이 청진항에 밀가루를 부리고 나면 각급 기관들에 공급하는 한편 일부를 상인들에게 넘겨 시장에 유통시킴으로써 날이 갈수록 치솟던 식량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면서 “코로나 이전에 시장에 유통되던 밀가루는 대부분 중국산이었는데 국경이 봉쇄되면서 중국산 밀가루 수입이 중단되어 밀가루값이 급등했고 물량이 부족해 시장에서도 구하기 어려운 식량이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번에 러시아 밀가루가 대량으로 들어오자 주민들은 한편으로는 의아해하면서도 오랜만에 밀가루를 비교적 눅은(싼) 가격에 구할 수 있어 크게 반기고 있다”면서 “수남시장 등 청진시내 시장에서 러시아산 밀가루는 kg당 1500~1700원(미화 달러 약 18~21센트)에 거래되고 있는데 밀가루의 대량 유입으로 1kg에 6500원(약 80센트)하던 쌀값도 5000원(약 63센트) 계선까지 대폭 하향세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산 밀가루가 수입되기 전에는 밀가루 1kg 당 5500~6000원(약 70~75센트)에 거래됐습니다.
소식통은 “러시아산 밀가루가 대량으로 들어오면서 지금껏 어려움에 처해있던 주민들의 생계난도 어느 정도 나아지기 시작했다”면서 “시장에서 판매되는 밀가루 외에도 공장, 기업소들이 배정받은 밀가루를 종업원들에게 식량배급으로 조금씩 풀어주고 있어 이번 밀가루 수입으로 주민들은 오랜만에 먹고 사는 문제에서 한시름 놓게 되었지만 과연 이런 공급 사태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한 편으로는 불안한 마음을 내비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혜산의 시장들에도 최근에 러시아산 밀가루가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입쌀, 강냉이 등 다른 식량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달 초 까지만 해도 한 키로(kg)에 6300원(약 80센트)이 넘던 쌀가격이 키로 당 5300원(약 66센트)으로 떨어지면서 강냉이 등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식량가격이 대부분 안정세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코로나 사태 이전까지 꾸준히 들여오던 중국산 밀가루가 아닌 러시아산 밀가루가 이번에 대량으로 수입된 데 대해 한편으로는 궁금해 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산 밀가루 덕분에 당분간은 먹을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어 반갑긴 하지만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유지될지 모르는 조건에서 러시아로부터 밀가루를 계속 수입할 것이라는 당국의 설명도 없어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티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