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여름 황해남도와 평안남북도를 비롯한 북한 서해안 지역에 비가 많이 내려 제염소들이 소금을 제대로 생산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소금 품귀 현상이 예견된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 온천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22일 “요즘 평안남도를 비롯한 서해안의 각 제염소(염전)에는 소금을 구하기 위해 전국에서 장사꾼들이 밀려들고 있다”며 “서해안 제염소들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소금생산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소금부족사태가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작년에는 당국이 바다를 통한 코로나 감염 우려가 크다며 소금을 생산하지 못하게 통제했다”면서 “올해도 봄에는 코로나 차단을 위한 지역봉쇄조치가 취해졌고 7월 중순부터는 궂은 날씨와 쏟아져 내리는 비로 소금생산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제염소들에 소금을 보관할 창고가 없어 생산한 소금을 야외에 쌓아두고 서슬(간수)을 빼는데 7월에 내린 큰비로 적재해 놓았던 소금이 다 녹아내리는바람에 광량만제염소, 귀성제염소를 비롯한 군내 제염소들이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우리나라에서 소금이 풍족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당국이 소금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년부터 각 제염소에 청년들을 많이 진출시켰지만(배정했지만) 아직 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염전에서 일하는 주민들은 하루 일을 마치고 집에 올 때마다 소금을 조금씩 훔쳐서 집에 모아 놓았다가 소금가격이 비싸지는 김장철에 팔아 식량과 석탄 문제를 해결해 살아왔다”며 “하지만 올해는 가을에 판매할 수 있을 정도의 소금을 모아놓은 집이 거의 없는데 다들 올겨울을 어떻게 날지 걱정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날씨 뿐 아니라 코로나로 원활한 소금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소금생산 전망은 더 어둡습니다.
소식통은 코로나 여파로 작년에 장마철 이후부터 소금생산이 개시됐고, 올해에는 5월 코로나 방역을 위한 봉쇄조치가 내려졌을 당시 잠시 생산이 멈췄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간헐적으로 소금생산이 중단되다 보니 올해 소금생산량이 예년보다 절반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데 다만, 8월말 이후 날씨 상황에 따라 소금생산이 다소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같은 날 “우리 도에도 어대진 소금밭(염전)이 있지만 올해 코로나 봉쇄와 지속적으로 내린 많은 비로 소금을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작년에는 바닷물을 통해 코로나비루스가 유입될 수 있다며 당국이 소금생산을 중단시켰는데 올해에는 하늘이 도와주지 않아 소금을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며 “올여름에 비가 자주 내리고 해빛침(일조)량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동해에서도 소금이 생산되지만 주민들은 서해에서 생산된 소금을 더 찾는다”며 “간석지(갯벌)가 있어 광물질이 풍부한 서해에서 생산한 소금을 사용한 음식이 맛이 좋아 서해 소금을 가장 일품으로 여기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현재 시장에서 소금 1kg 가격이 2200원(미화 약 28센트) 을 웃도는데 김장철이 되면 더 오를 것이 뻔하다”며 “먹을 것 걱정을 하다하다 이젠 소금 걱정까지 해야 하니 세상이 정말 야속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안창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