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내 전문가는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을 국제사회에서 보다 공론화하기 위해 오는 9월 유엔 총회에서 한국 정부 측 인사가 이 사건을 공개적으로 거론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2020년 9월 발생한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을 국제사회에서 공론화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한국 내 인권조사 민간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의 신희석 법률분석관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오는 9월에 열리는 유엔(UN) 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나 박진 외교부 장관 등 한국 정부 측 인사가 북한을 상대로 이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을 공개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신 법률분석관은 “1차적인 가해자인 북한에게 명확하게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인데 이 부분이 지금까지 간과되고 있었다”며 “북한이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국의 국민이 사망한 사건은 김정은의 ‘미안하다’는 사과 한마디로 끝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진실규명, 가해자 책임추궁, 피해자 측에 대한 배ㆍ보상까지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법률분석관 :다음달 9월이면 유엔 총회 연설이 있잖아요. 윤석열 대통령이 됐든 아니면 박진 장관이 됐든 우리 정부의 누군가가 가서 연설을 할 텐데 거기서 우리 정부 쪽에서 북한 정부를 상대로 공개적으로 이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책임규명을 요구해야죠.
신 법률분석관은 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유엔 총회, 유엔 인권이사회(UNHRC)의 북한인권결의안에 이 문제와 관련된 내용들이 반영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엘리자베스 살몬 신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을 비롯한 특별보고관들과 연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매년 2차례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유엔 총회와 유엔 인권이사회에 각각 제출합니다.
살몬 신임 특별보고관과 서해 피살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 씨의 면담은 오는 9월 3일로 예정된 상태입니다.
신 법률분석관은 이와 함께 “현재 유럽연합이 유엔 결의안의 기초작업을 맡아 진행하고 있지만 북한 인권 문제에 있어서는 한국이 가장 중요한 당사국”이라며 “정부가 적극 회원국을 설득해 문안 작성 주도자, 이른바 펜홀더(penholder)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법률분석관 :제일 좋은 것은 다음 주에 방한하는 살몬 특별보고관이라든가 아니면 다른 특별보고관들과 연대를 해서 이 사건에 대해서 상세한 그런 진상조사 보고서를 이제 제출해주면 당연히 보고서에 여러 가지 권고 사항들이 들어갈 것이기 때문에 (결의안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신 법률분석관은 국민의힘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 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이 추진 중인 미 의회 청문회와 관련해서 “보통 중대하거나 규모가 큰 구조적인 문제가 있을 때 미 의회가 다룬다”며 “개별 사건 하나보다 ‘북한의 코로나 정책 관련 전반적인 인권침해’와 같이 큰 맥락에서 접근하는 것이 성사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제안했습니다.
한편 서해 피살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 씨는 오는 9월 3일 살몬 신임 특별보고관을 만나면 “유엔 총회에서 연설을 할 수 있도록 요청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씨는 또 “미국 의원들의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구체적인 회동 날짜를 잡지 못했지만 미 의원들의 일정이 나오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의 면담까지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씨는 오는 13일 미국으로 출국해 5박 7일간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에 대해 직접 증언한다는 계획입니다.
오는 9월 방미 일정을 묻는 질문에 하태경 의원은 “9월 중순 미국 워싱턴D.C.에서 국제의원연맹(IPCNKR) 총회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자유이주민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IPCNKR)은 국제 여론 환기, 국제공조를 통해 북한 인권의 실질적 개선을 이끌어내기 위해 2003년 창립된 전세계 의원들의 연맹체로 하 의원이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함께 추진하고 있는 미 의회 청문회에 대해서 하 의원은 “요청을 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하 의원은 지난 6월 30일 진상조사 TF 외신기자회견에서 “오는 9월 미국을 방문해 유엔 총회에서 북한 인권문제가 다뤄질 수 있도록 회동을 추진하고 미 의회 청문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밖에 하 의원은 “내년 봄 유엔 인권이사회가 열리는 유럽에 가 (결의안 초안을 작성하는 유럽연합 측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