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청년절'(8.28)을 맞으며 군인들에 대한 사상교육을 강화하라는 지시문을 23일 각급부대들에 내려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이 기념일 등 무슨 계기 때마다 사상교육을 이유로 군인들을 휴식시간도 없이 들볶고 있어 이로 인한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24일 “청년절(8월28일)을 계기로 군인들에 대한 사상교육을 강화할 데 대한 중앙의 지시문이 어제(23일) 총정치국을 통해 각급 부대에 하달되었다”면서 “청년절을 맞으며 진행할 ‘정치사업대책안’이란 제목의 지시문에 따라 각급 부대들은 사상교육과 함께 각종 기념행사를 오는 28일까지 매일 진행하도록 되어있어 군 부대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의 지시문에는 인민군대의 70~80%를 차지하는 청년군인들을 (전쟁에 대비해) 어떻게 준비시키는가에 따라 당과 혁명의 운명이 달려있다”면서 “대를 이어 혁명을 완성하기 위한 투쟁에서 청년들의 준비상태와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군인들에 대한 사상교육은 한시도 늦춰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는 청년절 행사를 계기로 청년군인들의 조직력, 단결력, 전투력을 대외적으로 시위하는 계기로 만들기 위해 청년절 행사와 군인들의 사상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청년절인 28일까지 초급단체(중대급 부대의 청년동맹조직)들에서는 매일 정신교육시간을 이용해 사상교육을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최고사령관(김정은)에 대한 충성의 맹세와 결의를 담은 편지채택 모임도 별도로 매일 진행하도록 되어있어 최고지도자에 대한 충성과 무조건적인 복종을 강요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당국은 기념일 등 무슨 계기 때마다 군인들을 대상으로 김정은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을 요구하는 사상교육을 진행하고 있어 군인들은 거의 일년 열두달 강도 높은 사상교육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7월28일 저희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당국이 이른바 전승기념일(정전협정체결일· 7월27일)을 즈음해 전군을 대상으로 노병(한국전 참전군인)들이 발휘한 투쟁 정신과 희생정신을 따라 배우기 위한 집중학습(사상교육)을 한 주가 넘게 진행해 피로에 지친 군인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같은 날 “각급 부대 정치부에서 청년절을 맞으며 정치사상교육 진행과 함께 노래모임, 편지채택모임과 같은 정치행사들로 매일 같이 군인들을 들볶고 있다”면서 “훈련과 여가시간을 이용해 행사준비를 하는 바람에 짧은 휴식시간마저 빼앗긴 군인들 속에서는 해마다 청년절 행사를 진행해왔지만 올해처럼 요란한 행사들로 들볶이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당국을 원망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더구나 군인들은 이제 막 2기훈련(하계훈련)을 마감하고 훈련판정준비로 정신이 없는데 여기에다가 청년절 행사까지 겹쳐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군 당국은 이런 사정을 무시하고 강도 높은 사상교육과 청년절 행사를 통해 최고지도자에 대한 충성을 강요하고 있어 군인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