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북한 당국이 남한의 말투와 용어를 사용하는 청년들에 대한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28일 “청년절(8.28)을 맞으며 성천군에서는 남조선말투와 억양을 따라하는 청년들에 대한 청년동맹의 검열사업이 이틀 간(25~26일) 깜빠니아(캠페인)적으로 진행되었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이 같은 검열사업은 사회주의 수호전에 앞장서야 할 청년들 속에서 한류문화를 비롯한 남한식 자본주의 사상이 침투하고 있다며 이를 뿌리 뽑으라는 중앙의 지시에 따라 진행되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검열방식은 각 공장 기업소별 청년동맹조직 산하 초급단체위원장이 청년동맹원들에게 남조선 말투와 언어를 모방해 사용하고 있는 청년동맹원의 이름을 종이에 적어 바치도록 하고, 그것을 상급 조직에 보고하는 방식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성천기계공장에서는 청년동맹원들 간 호상 감시와 고발로 남한의 말투와 언어를 사용하다 상급 청년동맹조직에 보고된 청년동맹원은 여성 5명과 남성 3명이며, 이들에 대한 사상투쟁은 어제(27일) 공장회관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모든 공장 기업소에는 청년동맹조직이 구성되어 있는데 성천기계공장 같은 1급 공장의 경우 대략 500명 정도의 청년들이 청년동맹조직에 망라되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사상투쟁 무대에 오른 청년들은 일상의 대화에서 남동무를 ‘남친’으로, 여동무를 ‘여친’으로 몇 번 말한 것이 남조선의 말투와 언어를 사용한 것으로 몰려 자아비판과 호상비판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도 “청년절을 맞으며 용천군에서는 공장과 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청년들 속에서 남조선 말투와 언어, 머리 스타일을 따라하는 청년동맹원들을 집중 단속해 사상투쟁을 진행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진흥리 관개관리소에서 시범꿰미로 사상투쟁 무대에 올라선 청년동맹원은 함께 일하는 남자를 ‘오빠’로 호칭하거나 작업반에서 함께 일하며 연애하는 여자를 ‘자기야’라고 부른 5명의 청년들이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날 사상투쟁 회의를 지도한 관개관리소 초급당 비서는 청년동맹원들에게 다시 또 남조선의 옷차림을 하고 다니거나 말투와 언어를 모방해 사용할 경우 반동사상문화배격법으로 노동교화소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하지만 청년들 속에서는 ‘오빠’라는 호칭이 왜 남조선 말투이냐면서 젊은이들의 사고와 언어조차 자본주의 독소로 몰아세우며 체제유지를 위해 옭아매고 있는 당국의 행태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1990년대 대정치동란으로 여러 나라에서의 사회주의 붕괴 현상은 청년들이 자본주의사상의 독소에 오염된 데로부터 초래된 필연적 결과였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