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평양시민들에게 첫물(햇) 복숭아를 공급한 데 이어 첫물 사과를 공급하고 있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방 주민들속에서 평양만 챙기는 당국에 대한 불만이 치솟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 소식에 밝은 함경남도 단천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7일 “추석을 맞아 평양에서는 김정은의 뜨거운 사랑이라며 모든 가정세대에 첫물 사과가 공급되고 있다”면서 “첫물 복숭아에 이어 첫물 사과까지 평양 주민들에게 공급하고 있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지방 사람은 공화국 공민이 아니냐며 분노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8월 26일부터 군부대 수송차량을 동원해 평양시내 각 동 과일남새(채소)상점에 올해 첫물 사과가 수송되어 매 가정 세대에 공급되고 있다”며 “평양시 인구가 많다 보니 비록 주민 한 사람에게 몇 알의 과일밖에 차려지지 않지만 지방 주민에게는 단 한 알의 과일도 공급된 적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난 7월에 평양시 매 가정에 공급된 복숭아는 황해남도 과일군에서 딴 첫물이었다”며 “지금 공급되고 있는 사과 역시 평양시 삼석구역에 있는 대동강과수종합농장에서 올해 처음으로 딴 첫물 과일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과일군의 과수농장들은 물론 대동강과수종합농장도 2007년부터 지방의 각 공장 기업소에서 수많은 사람이 동원돼 산을 깍고 평지를 정리해 만들었다”며 “대동강과수종합농장을 건설할 당시 당국은 앞으로 여기서 생산된 사과, 배, 추리(자두), 양벚 등 다양한 과일이 전국에 공급된다고 선전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계속해서 “하지만 정작 생산된 과일은 높은 간부들과 평양시민들에게만 공급되고 있다”며 “노동당이 지방 주민들을 속였다는 생각에 분노가 치민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평양과 지방 주민을 급이 다른 주민으로 갈라놓고 차별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면서 “김일성시기에 이어 현재까지 식량 공급과 명절공급, 전기공급을 비롯해 다양한 생활상 혜택이 보장되는 평양과 그런 혜택이 전혀 없는 지방은 너무나 차이가 많은 딴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보천군의 한 주민은 같은 날 “첫물 복숭아에 이어 평양 주민들에게 추석을 맞아 사과까지 공급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평양 주민들은 좋겠지만 지방에 사는 주민들은 극심한 허탈감과 함께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나도 기업소에서 동원 노력으로 뽑혀 대동강과수종합농장 건설에 6개월간 참가해 땅을 고르고 과일나무 모를 심는 등 힘들게 일했다”며 “지방의 각 가정들이 과수농장 건설에 억지로 바친 지원금과 지원물자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대동강과수종합농장에서 딴 과일 하나하나에는 수많은 지방 사람들의 노력과 땀이 깃들어 있지만 정작 수확한 과일은 평양시에만 공급하고 있으니 누군들 불만이 없겠는가”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과 노동당은 평양 주민만 잘 삶아 놓으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면서 “평양 주민만 돌보는 당국의 처사는 평양시 인구의 8배 이상이 되는 많은 지방 주민들을 무시하고 차별하는 아주 잘못된 처사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지난 8월 26일 평양 시민들을 대상으로 과일을 공급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지방 주민들의 서운한 감정 등은 상관하지 않고 체제선전이나 김정은 업적 선전을 위해 소식을 전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