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일본인 납치 인정 20년…피해자 가족 “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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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02년 북한이 일본인 소녀 요코타 메구미의 납치를 인정한 북일 정상회담 20주년을 앞두고 그의 모친이 납북 일본인 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 정부의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메구미의 모친 요코타 사키에 씨는 북일 정상회담 20주년을 앞둔 지난 6일 일본 가와사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에 납북 일본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줄 것을 재차 요청했습니다.

일본 매체 ‘재팬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86세인 요코타 사키에 씨는 “아직까지도 납북 일본인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는 것에 깊은 좌절감을 느낀다”며 “정말 답답하고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날 그는 납북 일본인 피해자 가족들이 고령화되면서 문제 해결이 더 시급해졌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생존한 일본인 납북 피해자의 부모는 자신을 포함해 23세에 납치된 아리모토 케이코의 아버지 아리모토 아키히로(94)씨 등 2명 뿐이라는 것입니다.

요코타 사키에 씨는 “희망을 갖고 기다리고 있지만 우리 둘만 살아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잔혹하고 공허하다”며 “계속 기다리는 것은 엄청난 고통이지만 납북 일본인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몸이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해 10월 취임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납북 일본인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해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북한의 무대응으로 현재까지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요코타 메구미는 13살이었던 1977년 11월15일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중 실종됐습니다.

그의 부모는 실종 20년 뒤 딸이 북한에서 발견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후 북한은 2002년 평양에서 열린 북일 정상회담에서 13명의 일본인 납치 사실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납북 일본인 5명을 돌려보냈고, 요코타 메구미 등 8명은 숨졌다면서 일본인 납치 문제는 모두 해결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일본 정부는 북한이 주장하는 13명보다 4명이 더 많은 17명을 납북 피해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송환된 5명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에 대한 북한의 해명도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 일본 측의 입장입니다.

일본 정부는 북한으로터 납득할 수 있는 설명과 증거 제시가 없는 이상 생사 여부가 불분명한 납치 피해자가 모두 생존한 것으로 전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측에 모든 피해자의 안전 확보와 즉각적인 송환, 진상 규명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북한은 최근까지도 여전히 일본 정부가 주장하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 문제는 이미 모두 해결됐다는 입장입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6월 “납치 문제는 우리의 성의와 노력에 의하여 이미 다 해결됐으며 더는 북일 사이의 문제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