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한인 이산가족들 고령화로 상봉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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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남북 이산가족 당국회담에 북한에 가족을 두고 있는 재미 한인 이산가족들도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고령화로 이산가족들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며 상봉을 서둘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조진우기자가 보도합니다.

재미이산가족 상봉추진위원회(National Coalition on the Divided Families: Divided Families USA)의 이차희 사무총장은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 재미 이산가족은 해당하지 않지만 북한이 한국 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기대가 크다”면서 “건강하게 살아있는 재미 이산가족들이 매년 감소하고 있기에 이산가족들의 조속한 상봉재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차희 사무총장 : (북한이 이산가족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우리에게) 격려가 됩니다. 우리는 상당히 희망적으로 보고 고무적으로 봅니다. (하지만 현재 미국 내 이산가족들의) 91명 중에 85%가 80대 후반이나 90대입니다. 우리가 당면한 문제는 시간입니다. 우리는 시간이 없습니다.

2000년대 초부터 재미 이산가족들의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 이 사무총장은 2017년 생존자 수가 105명에서2018년 97명으로 1년 만에 18명이 줄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이차희 사무총장은 한국과 달리 재미 이산가족 상봉은 아직 단 한 차례도 성사되지 않았지만 지난2011년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추진으로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가 북한을 직접 방문해 재미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 직전까지 갔지만 끝내 무산된 적이 있었다며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차희 사무총장 : 우리가 정식으로 상봉(절차를) 밟은 적이 있습니다. 한번도 안된게 아닙니다. 상봉 프로젝트까지 들어갔습니다. 그러고 몇번이나 상봉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저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그런게 전혀 없었다면 우리가 더 희망을 갖지 않죠. 그런 기회가 몇 번 있었으니까 우리가 그런 희망을 갖는데..

울러 이 사무총장은 미국 의회에서 재미 이산가족 상봉 법안과 결의안 등을 지원하고 있다면서도 과거 비슷한 내용의 법안들이 통과돼 미국 대통령의 서명까지 마쳤지만 끝내 이산가족 상봉이 무산됐다며 결국 미국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차희 사무총장 :미국 정부가 북한 정책에 우리 이슈를 넣어서 하면 되는 겁니다. 법안이니 결의안이니 벌써 우리가 계속 통과시켰고, 법안도 2개나 통과시켜서 부시 대통령이 사인을 했고 오바마 대통령이 사인을 했습니다. 아무리 사인을 하고 법안이 통과되도 미국 정부 정책이 시작하지 않으면 그뿐이고, 이런게 없어도 미국이 내일이라도 북한과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그건 미국 정부에 달려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사무총장은 코로나로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의 생사여부가 더욱 궁금하다며 상봉이 어렵다면 생사확인이나 영상상봉이라도 추진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차희 사무총장 : 팬데믹 때문에 북한에 우리 가족들이 얼마나 살아있을 지 그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래서 소식을 아는 것과, 그 다음에 영상상봉을 원하고 그것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한편 현재 미국 의회에서는 그레이스 맹 연방 하원의원이 발의한 미국 이산가족 상봉 법안이 지난해 중순 하원 본회의를 통과한 데 이어 상원에서도 유사 법안이 초당적으로 발의돼 현재 계류 중입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