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핵전문가 “북, 핵무기 지휘체계 문제 등으로 핵사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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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서 핵무기 사용 명령∙지휘체계 문제와 핵시설에 대한 홍수피해 등으로 핵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미국 핵 전문가의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핵 전문가인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은 27일 미국 민간단체인 전미북한위원회(NCNK)가 주최한 화상회의에서 북한의 핵사고 가능성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그동안 북핵문제가 북한의 핵탄두와 이를 운반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 그리고 핵확산에 초점이 맞춰져 왔는데 핵무기 사용을 지시하는 명령∙지휘체계(Command and Control)의 문제점과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한 핵시설 파괴로 인한 핵사고 가능성도 주목해야 한다는 게 판다 연구원의 주장입니다.

그는 북한의 핵무기 사용에 대한 지휘통제 체계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 사회의 특성상 김정은 북한 총비서의 독자적인 권한일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이 권한은 평상시에는 제대로 작동하지만 전쟁시에는 그렇지 못하고 김정은 총비서의 명령없이 핵무기가 사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그는 관측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전방에 전술핵을 배치하고 핵탄두를 장착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북한 당국과 전방부대 및 잠수함 부대와의 소통(communication) 역량이 부족해 명령지휘 체계에서 벗어난 핵무기사용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게 판다 연구원의 우려입니다.

앞서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6월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전방부대 작전임무 추가와 작전계획 수정안 등을 논의했는데 이에 대해 북한이 소형 핵탄두를 탑재한 신형전술유도무기 등을 최전방에 배치해 전술 핵무기를 운용하려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판다 연구원은 이어 북한에서는 여름마다 홍수가 반복되는데 위성사진을 통해 북한의 영변 핵시설 내 5메가와트 원자로 근처의 강이 범람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영변 핵시설 내 재처리시설에서 나오는 핵 폐기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방사능 유출 등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이런 핵사고가 발생하면 북한 당국은 외부세계에게 빨리 알려 중국 혹은 러시아 등으로부터 전문적인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북한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평상시에는 핵무기 사용 명령지휘 체계문제보다 자연재해나 핵무기 제조과정의 문제로 인한 핵사고 가능성이 높지만 지금은 충돌 가능성이 높은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판다 연구원: 북한과의 평화적인 관계가 지속될 수 있다면 핵무기사용 명령지휘체계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을 덜 가질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북한과의 관계가 그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일본 아사히신문의 마키노 요시히로 외교전문기자도 지난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내 핵무기에 대한 체계적 관리가 어려워 우발적 사고가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미국처럼 핵 암호 등을 쓰면서 핵무기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데 미국 혹은 한국 전문가를 취재한 바에 의하면 북한은 아직도 그런 핵관리 체계와 시설을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 내 정치와 경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핵무기 숫자가 늘어나면 우발적인 사고가 일어날 위험도 커진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기자 이상민,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