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 인도적 지원이 계속 줄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북한 정권은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있는데요. 심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협력기관인 비정부기구(NGO) 굿네이버스(Good Neighbors)는 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북한에 1만9750캔의 분유를 공급했다’고 밝혔습니다.
식용유는 300톤, 쌀은 3천톤 지원했고, 전염성 질환에 사용하는 약 등 의료용품 16종은 108만6천여 개 공급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굿네이버스는 “지난해 북한이 코로나19 비루스(바이러스) 확산과 경제봉쇄로 주민들의 삶이 더 어려워졌다”며 “가뭄과 홍수 등 기후 재해까지 더해져 주민들이 식량과 영양부족에 시달렸고, 특히 어린이들이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고 보고서를 통해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이 코로나19 이후 감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5일 기준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자금추적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2019년,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지원액수는 4천6백만 달러 가까이 되지만, 2020년에는 4천만 달러 수준으로, 6백만 달러 줄었습니다.
2021년도에는 큰 폭으로 감소합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의 30% 수준으로 떨어진 1천4백50만달러로 나타납니다.
올해는 더 심각합니다. 지금까지 153만 달러로, 코로나 이전의 3% 수준입니다.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그동안 북한에 들어간 주요 지원품이 ‘영양 관련 제품’이라는 통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양 제품 비중은 전체의 34%나 됩니다.
이는 코로나 이후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 감소로 인해 북한 주민들의 영양공급 상태나 보건 수준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북한 정권은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상태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구하면 백신 등 의약품을 충분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데도, 북한정권은 외부에 협력을 요청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동안 계속 “북한에 공급할 백신이 충분하다”며 “북한의 요청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힌 세계백신면역연합 가비(GAVI) 대변인은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아직 북한으로부터 어떤 요청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We have not received any vaccines from DPRK. We aren’t currently providing vaccines to them)
북한에 식량을 지원해온 유엔 세계식량계획(WFP)도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문이 닫혀있는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as the borders are still close to our international staff and cargo.)
한편, 북한은 비정부기구 ACAPS (The Assessment Capacities Project)의 ‘인도주의 위기 심각성 지수’에서 계속 ‘높음’ 단계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ACAPS는 북한 주민 63%가 식량 불안을 겪고 있고, 1천40만명이 보건과 깨끗한 물에 대한 제한된 접근성으로,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기자 심재훈, 에디터 이상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