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스콤, 북한 내 8천만 달러 ‘의문의 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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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내부에서 8천1백만 유로, 미화로 8천45만 달러 정도 되는 거액의 자금이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금은 이집트 회사 '오라스콤 인베스트먼트 홀딩스'의 북한 내 은행계좌로 이체돼 보관되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심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오라스콤 인베스트먼트 홀딩스(ORASCOM INVESTMENT HOLDINGS)'는 17일 이사회 회의결과를 문서로 발표했습니다.

주요 안건은 모회사인 오라스콤 인베스트먼트 홀딩스가 자회사인 ‘체오 테크놀로지(CHEO Technology)’로부터 8천170만 유로를 무이자로 대출받기로 했다는 내용입니다.

이 자금은 오라스콤 인베스트먼트 홀딩스의 북한 내 은행계좌로 이체돼 보관될 것이라고 기록돼있습니다. (Such loan amount shall be transferred to and kept in OIH’s bank account i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체오 테크놀로지에서 자금을 끌어오는 오라스콤 인베스트먼트 홀딩스는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통화에서, 무이자 대출 승인 내용이 맞다며, 자세한 사항은 지금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자금을 내주는 ‘체오 테크놀로지’는 2008년 북한 체신성이 25%, 오라스콤 텔레콤이 75% 출자해 만든 회사입니다.

체오 테크놀로지는 ‘고려링크’라는 브랜드명으로 평양 등 북한 주요도시에서 손전화(휴대전화)와 북한 내부 인터넷(인트라넷)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북한 정권과의 합자관계는 2015년 깨집니다.

2015년 11월 오라스콤은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 체신성과의 합자관계를 파기하고, 제휴사 관계로 전환한다고 밝혔습니다.

합자관계 파기 이유는 북한에 가해지고 있는 국제사회의 각종 제재로 인한 운영의 어려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북한 당국 규제로 인해 북한 내에서 번 수익금을 밖으로 가져나올 수 없기 때문이라고 당시 덧붙였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친 체오 테크놀로지가 오라스콤 인베스트먼트 홀딩스에 미화 8천만 달러 가치의 돈을 무이자로 대출해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팀슨센터 마틴 윌리엄스(Martyn Williams) 연구원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오라스콤이 수익금을 북한 밖으로 가져가기 위한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so it might be related to Orascom getting its profits out of the country)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보로는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I'm not exactly sure what happened.)

기자 심재훈,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