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영국 런던시가 탈북자들의 정착을 돕기 위해 대북인권 단체에 5만 파운드, 미화 약 4만4천 달러를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 런던시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영국 대북인권 단체인 '커넥트 북한'(Connect: North Korea)에 5만 파운드(미화 약 4만4천 달러)를 전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커넥트 북한’은 이 기금(grant)으로 런던 남서부 ‘뉴 몰든’(New Malden)에 정착한 탈북자들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런던시는 “뉴 몰든은 김정은의 비밀스러운 독재정권에서 탈출한 탈북자들의 중심지(focal point)가 되고 있으며, 한반도를 제외하고 북한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라며 “이 지역에 도착한 탈북자들은 몽골이나 태국을 거쳐 중국을 통해 탈출한 경우가 많으며, 대부분이 여성이고, 그들 중 다수가 성매매의 희생자”라고 밝혔습니다. (North Koreans arriving in the neighbourhood have often escaped via the country’s northern border with China, via Mongolia or Thailand. Most are women, many of them victims of sex trafficking.)
그러면서 이 기금 덕분에 더 많은 탈북자들이 뉴 몰든에서 생활하고, 적응하는데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런던시에 따르면 ‘커넥트 북한’은 지난 2018년부터 뉴 몰든에 거주하는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영어 교육과 직업훈련, 의료 및 주택 관련 문제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커넥트 북한’의 마이클 글렌디닝(Michael Glendinning) 대표는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통화에서 이 기금을 통해 향후 몇 년간 탈북자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습니다.
글렌디닝 대표 : (런던시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기금으로 향후 몇년 간 런던에 있는 탈북자들을 도울 수 있게 됐습니다. 해당 기금은 그들의 영어교육과 정신건강 지원 등에 사용될 것입니다.
또 글렌디닝 대표는 지난 12개월 동안 영국에 정착한 탈북자 150여명에게 영어 교육과 직업훈련, 정신건강 상담 등을 제공했다면서, 이중 탈북자들이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은 언어 장벽과 정신건강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글렌디닝 대표 : 영국에 오는 탈북자들은 영어를 전혀하지 못하기 때문에 당연히 어려움을 겪습니다. 특히 영국에 오더라도 주변에 한국인들이 많기 때문에 영어실력을 향상시키기가 어려운 환경입니다. 언어 장벽으로 탈북자들은 병원을 예약하는 것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또 다른 어려움은 정신적인 부분입니다. 탈북민들은 영어를 못하는 것과 북한에 가족을 두고 온 것에 대해서도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영국 문화에 적응하는 데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커넥트 북한’의 캐서린 도킨스(Catherine Dawkins) 프로그램 매니저는 “일부 탈북자들은 정부에 대한 불신이 있기 때문에 정부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더라도 신청하기를 꺼린다”며 “우리는 탈북자들이 정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이를 안내하고, 필요한 경우 함께 정부기관을 찾아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기금은 런던 시정부 기관인 ‘시티 오브 런던 코퍼레이션’(City of London Corporation)이 운영하는 자선기금 ‘시티 브리지 트러스트’(City Bridge Trust)를 통해 제공되는 것입니다.
자일스 실슨(Giles Shilson) 시티 브리지 트러스트 대표(Chairman)는 “영국에 오기 위해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은 종종 매우 충격적인 경험을 하는데, 가족을 남겨두고 떠나야 했기 때문에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때 엄청난 문화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커넥트 북한’은 탈북자들이 영국에서 잘 적응해 살아갈 수 있도록 실질적이고 정서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비슷한 경험을 한 다른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기금을 지원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한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9일 영국 내무부가 지난 8월 갱신한 통계자료를 인용해 2014년 4분기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난민 지위를 허가 받은 탈북자는 한 명도 없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