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부 “유엔 북인권결의안 협의에 적극 동참 중”

서울 소재 한국 외교부 청사.
서울 소재 한국 외교부 청사.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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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럽연합(EU)이 올해 유엔 총회에서의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을 위한 주요국과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외교부도 이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다시 참여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입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외교부가 올해 유엔 총회에 상정될 북한인권결의안 초안의 문안 협의 등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20일 기자설명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북한 인권 문제는 보편적 인권의 문제로 원칙에 기반한 일관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임수석 한국 외교부 대변인: 한국 정부는 유엔 총회에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북한인권결의안 협의에 적극 동참하고 있고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에 있습니다. 최종적인 입장은 결의안 문안 등 제반 요소를 고려해 결정할 예정입니다.

이어 임 대변인은 “한국 정부는 가치 외교로서 인권, 평화, 자유, 번영 등 세계의 보편적인 원칙을 추구하고 있다”는 윤석열 정부의 기조에 따라 이 같은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으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선 여전히 북한의 호응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임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제안한 ‘담대한 구상’에 따라 북한과의 대화는 언제든 열려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북핵 문제와 북한의 각종 위협에는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한국의 황준국 주유엔 대사도 지난달 한국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몇 년간 분명히 북한인권결의안에 소극적인 측면이 있었다”며 “정상화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4년 여만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유엔 총회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으로서 지난 2008년이래 참여해 오다가 2019년부터 불참했습니다. 또한 유엔 인권이사회 북한인권결의안의 경우 지난 2009년이래 공동제안국으로서 지속 참여해 오다가 2019년부터 불참해 왔습니다.

한국 정부가 2019년 이후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당시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정세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이에 한국 및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 단체들은 한국 정부의 북한 인권 정책에 정치적인 요소가 고려돼선 안 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채택과 관련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앞으로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에서 북한 인권과 관련한 논의를 주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권은경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한국에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북한 인권과 관련한 정책은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지난 정부처럼 보편적인 인권과 관련해 후퇴하는 정책을 펼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권은경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정보, 북한 주민들의 생활상과 관련한 정보가 가장 많은 곳이 한국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한국이 (국제사회에) 정보를 제공하는 주체가 되고 또는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전략이나 정책을 제안할 수 있는 주체가 돼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입니다.

이런 가운데 박용민 한국 외교부 다자조정관은 이날 제임스 히난 신임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장을 접견해 유엔인권사무소 측의 원활한 임무 수행을 위한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히난 소장은 이 자리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을 제고하고 북한 인권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한국 정부와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조정관은 히난 소장과 열악한 북한 인권 및 인도적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이란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한편 제임스 히난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장은 시나 폴슨 전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장에 이은 2대 사무소장으로 지난 3일부터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히난 소장은 최근 한국 내 북한 인권 관련 기관, 단체들과 만남을 가지며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