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일부 기업소 노동자들에게 식량배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식량배급을 이유로 노동시간을 연장하고 조직생활을 대폭 강화해 노동자들은 식량배급을 안 하느니만 못하다며 불평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8일 “지난 9월부터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 노동자들이 국가로부터 식량 배급을 받고 있다”라면서 “식량 배급은 본인 식량(세대주로 일하는 노동자)과 부양가족 몫까지 계산해서 준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식량배급은 1개월치 식량을 한 번에 받는다”면서 “알곡혼합비율은 수입쌀 60%에 국내에서 수확한 통강냉이 40% 정도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에서는 공장 기업소 노동자로 일을 하면 1인 하루 식량 600그램, 한 달 18키로 정도의 식량 배급이 주어집니다. 부양가족은 성인과 아동에 따라 1인 하루 식량 300-400 그램, 한 달에 9-10키로 정도의 식량을 국정가격으로 배급 받을 수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쌀 1키로의 국정가격은 46원($0.005), 강냉이(옥수수)는 23원($0.003) 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공장노동자들의 식량배급 정상화는 국가경제발전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중화학공업과 군수부문 등 주요 기업 노동자들에게만 차등 적용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안주시에서 국가 식량 배급 대상은 비료생산기지인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 군수품 생산기지인 안주펌프공장, 노동신문 종이를 전문 생산하는 121호공장 등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식량 배급이 3개월 째 이어지고 있지만 공장 노동자들은 반갑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다”면서 “식량 배급 이후 당국이 공장노동자들에게 충성의 야간작업(저녁 7시부터 10시까지)을 하루 3시간 이상 연장시키면서 노동강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요즘 평안남도 순천화학연합기업소와 린비료공장 노동자들도 국정가격으로 식량 배급을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이 지난 9월부터 순천화학연합기업소와 린비료공장 등 주요 공장 노동자들에게만 식량배급을 정상화하는 것은 해당 기업소가 중앙에서 추진하는 탄소화학공업 부문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하지만 공장노동자들의 식량배급이 실시되면서 공장 당국은 노동자들의무직(출퇴근) 단속을 강화하고 매일 야간작업까지 연장하는 데다가 조직생활 통제까지 강화하고 있어 노동자들이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에 공장노동자들은 차라리 국가 식량을 배급 받지 않고 제 시간에 퇴근해 개인 장사를 짬짬이 하면서 식량을 자체로 구입해 먹는 것이 더 편하다고 말을 하면서 노동자들을 옥죄고 있는 식량 배급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