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탈곡을 끝으로 한 해 농사를 마감한 북한 농민들의 표정이 매우 어둡다는 소식입니다. 양곡 국가계획량 미달로 예년보다 더 줄어들 농민 분배 몫으로 인해 1년 식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0일 “협동농장들마다 한해 농사마무리로 탈곡이 마감 단계에 들어서자 농장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면서 “올 한해 동안 열심히 농사를 지었지만 작황이 나빠서 군량미를 비롯해 국가에 우선 공급하는 국가계획분을 바치고 나면 농장원들에게 분배될 식량이 줄어들어 농장원들과 농장간부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평안북도 운전군 농장의 경우 농민 분배량을 대략적으로 계산해봐도 4인 가족 평균 세대의 6개월치 식량 정도밖에 되지 않아 나머지 6개월치 식량은 자체로 확보해야 할 형편에 있다”면서 “올해도 이른 봄부터 탈곡에 이르기까지 모든 노력을 다해 농사를 지었지만 악천후, 비료를 비롯한 영농자재 부족으로 알곡생산량이 국가로부터 받은 계획량에 턱없이 부족한 농장들이 많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에서는 각 농장들의 자율성을 높여 일부 경영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알곡생산량증가를 독려했지만 가뭄과, 폭우, 영농자재 절대부족으로 알곡 생산량은 오히려 작년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면서 “악천후에다 코로나 사태로 비료와 농약 등 영농자재를 수입할 수 없게 되면서 농민들이 땀 흘려 일해도 수확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국가에서는 군량미와 국가 계획수납분을 100퍼센트 악착같이 거둬 가기 때문에 농장원들에 돌아가는 몫이 대폭 줄어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는 이 같은 악조건들을 고려하지 않고 연말을 맞으며 국가계획량 실적을 놓고 농장간부들에 대한 총화 사업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올해 알곡생산 계획을 미달한 농장 간부들이 바빠 맞았다”면서 “올해는 예년과 달리 모든 협동농장 간부들이 김정은에게 알곡생산계획 완수로 충성할 것을 맹세했기 때문에 연말총화에서 처벌을 피하기 위해 알곡생산량을 부풀려 보고하다 보니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농장원들에게 돌아가게 되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함경북도 온성군의 모든 농장들은 영농자재 부족으로 인해 올해 국가계획량을 전부 미달하였다”면서 “알곡생산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군량미를 비롯한 국가계획분을 바치고 나면 농민 분배량은 평균4~5개월분 식량에 불과해 농장원들속에서 앞으로 1년동안 먹고 살아갈 걱정에 표정들이 매우 어둡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농장원들에 대한 분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농장원들속에서 오로지 가족의 생존을 위해 농장에서 알곡을 훔쳐 집으로 가져가는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농민들의 절박한 사정을 잘 알고있는 농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생각하고 한두 번은 눈감아 주지만 이를 계속 방치하면 수습할 수 없는 상황으로 악화될 것이 뻔하므로 농장원 자체 경비대 외에 안전부와 인근 군부대에 농장 경비를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