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군인들 어머니날 축하편지 검열후 배달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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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어머니날(11.16)을 맞아 군인(병사)들이 어머니에게 쓴 축하편지를 일일이 검열하고 문제가 있는 편지는 배달을 하지 않는 등 군인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15일 “11월 16일은 어머니절이다”라면서 “이날을 맞아 군 당국은 국경경비대 군인들에게 고향에 계시는 어머니에게 손편지로 축하의 인사를 보내도록 했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군인들이 쓴 축하편지는 각 부대 기통수(수발수)를 통해 연대 우편물 취급소에 집합되었다가 전국으로 배달된다”라면서 “그런데 군인들의 축하편지가 절반도 고향의 어머니들에 전달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국경경비대 각 부대 군인들의 축하편지는 연대 우편물 취급소에 도착하기 전, 중대 보위지도원이 먼저 뜯어보고 군 복무중에 어려움을 호소한 편지들을 가려내 없애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군 당국은 군인들이 어머니에게 보낸 축하편지 중에서 배가 고파도 참는다거나 군사복무가 힘들다고 쓴 군인들을 상학(교육)시간에 실명과 함께 공포하면서 사상적 의지가 약한 군인이라며 사상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6일 “어머니절(11.16)을 맞아 군 당국은 무산군 일대 국경경비대 군인들에게 어머니에게 축하의 인사를 보내는 손편지를 쓰도록 조직하였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편지지와 편지봉투는 군 당국이 공급했다”면서 “이에 군인들은 고향에 계시는 어머니에게 어머니절을 축하한다는 인사 등을 써서 편지봉투에 봉인한 후 부대에 바쳤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그런데 군인들이 보낸 축하편지는 중대 보위지도원이 1차로 뜯어보고, 연대에 집합한 다음 또 2차로 군 보위당국이 검사하고 절반 나무(넘게) 깔아뭉갰다”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한 군인은 어머니에게 이번 큰물에서 살림집은 무너지지 않았는지, 농사는 잘 됐는지 등 안부인사를 보냈다”라면서 “그런데 군 보위부는 인민생활은 당에서 돌봐주는데 조국을 지키는 병사가 당을 믿지 못하고 나약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그를 지목해 사상적 의지를 단련하라며 추궁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에 군인들 속에서는 당국이 어머니절을 맞아 축하편지를 쓰라고 조직해 놓곤 그 편지를 비밀리에 뜯어보며 군인들의 동향을 감시하고 있다”면서 당국의 이중적 행태를 비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