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북한에서는 김장이 한창입니다. 평양 김치공장들은 이례적으로 완성된 김치가 아니라 절임배추 등 김장재료를 장마당에서 판매해 운영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소식통은 22일 “요즘 평양사람들은 김장을 하느라 바쁘다”면서 “김장철을 맞아 평양 장마당에서는 류경김치공장에서 직접 마련한 절임배추가 판매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까지 류경김치공장은 포기김치와 깍두기 등 완제품 김치를 봉지에 포장해 인민봉사총국 산하 평양의 각 호텔과 상점, 봉사매대 등에서 판매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런데 포장김치가 아니라 김장재료인 절임배추를 장마당에서 판매해 수익을 올리는 사례는 올해가 처음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렇다고 김치 완제품의 판매를 중단한 것은 아니라면서 지금은 김장철이므로 배추수요가 많기 때문에 절임배추를 시장상품으로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평양 통일거리 장마당에서 개인이 판매하는 배추 1키로 가격은 내화 3천원($0.36), 류경김치공장에서 판매하는 절임배추 1키로는 내화 4천원($0.48)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 사람들은 주로 가격이 조금 비싼 절임배추를 사서 김장을 담근다”는 게 소식통이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평양 사람들이 절임배추를 사는 이유는 시간제 수돗물이 제대로 안 나와 장마당에서 배추를 사다 소금에 절이고 물에 씻으려면 샘물공장에서 이동판매하는 물을 사서 써야 하므로 절임배추를 사는 비용이 눅기(싸다)때문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2017년 1월 준공된 류경김치공장은 평양시 용성구역에 자리하고 있으며, 해당 공장에는 국가적 투자로 절임설비와 발효설비는 물론 상하수도시설이 현대적으로 구축되어 있고 산하에 배추와 버섯 등을 대규모로 생산하는 남새(채소)농장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소식통은 “이밖에도 평양에 자리한 여러 남새농장 생산물이 국정가격으로 류경김치공장에 우선적으로 공급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올 가을부터 류경김치공장에서는 포장김치가 아니라 수요가 많은 절임배추를 장마당에 판매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포장김치는 상업기관과 중산층 이상이 구입한다며, 김장철을 계기로 판매량이 많은 건 절임배추이며 이익은 당연히 절임배추를 팔 때 많이 발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 신의주로 출장 나온 평양시의 한 소식통은 “오늘 단둥-신의주간 화물열차 빵통(화물칸) 하나에 중국산 고추와 마늘이 들어왔다”면서 “중국에서 수입된 고추와 마늘은 트럭으로 운송되어 평양 김치공장들에 공급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선교구역에 자리하고 있는 김치공장에서 절임배추와 각종 양념을 장마당에 팔아 수익을 올리는데, 양념의 주요 재료인 고추와 마늘은 단둥-신의주 화물열차를 통해 중국에서 수입된 것이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올해 남새(채소)농장에서 고추와 마늘 농사가 잘 안 되다보니 김장용 (북한산)고추가루 1키로 가격이 내화 4만원($4.87), 마늘은 3만원($3.65)에도 물건이 부족해 구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에 선교 김치공장에서는 가격이 싼 중국산 고추와 마늘을 직접 수입해 그대로 팔지 않고 김장 양념을 만들어 노동자들이 밀집되어 있는 선교구역 장마당에 판매하면서 운영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장철을 맞아 평양 김치공장들이 절임배추와 김장양념을 장마당에서 판매하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은, 중앙에서 남새농장 생산물을 우선 김치공장에 공급하는데 이어 코로나 봉쇄 속에 일부 재개된 단둥-신의주 화물열차 빵통을 평양의 주요 기관들과 김치공장에 우선 배정하고 중국산 고추와 마늘 등을 수입할 권한을 주었기 때문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현재 평양시장에서 중국산 고추 1키로 가격은 내화 2만원($02.43), 마늘 가격은 내화 1만5천($1.82)원, 김치공장에서 생산된 양념은 1키로에 내화 5만원($6.09)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장 환율은 1달러에 8,200원, 1위안에 980원으로 지난달에 비해 달러환율은 변화가 없지만 중국 위안은 상승세라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