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한국 드라마, 영화를 시청하다 단속된 10대 학생들이 공개 처형 되었다고 주민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일 “지난 10월 혜산시에서 3명의 10대 학생이 공개처형됐다”면서 “남조선영화와 불순녹화물(포르노)을 시청하고 그것을 유포한 학생 두 명, 계모를 살인한 학생 1명이 처형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에 의하면, 10대 학생들이 한국영화를 시청하다 한번 단속되면 노동단련대 처벌이, 다시 또 단속되면 5년의 노동교화소 처벌과 학생의 부모도 자녀교양 책임을 물어 노동교화소에 수감됩니다. 하지만 한국영화와 드라마를 유포하거나 판매하다 단속되면 미성년자라도 사형에 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0월 공개 처형된 10대 학생 두 명은 한국 영화, 드라마와 포르노영상을 친구들에게 유포한 것이 82연합지휘부(비사그루빠)에 의해 발각된 것입니다. 나머지 10대 학생 한 명은 계모와 돈문제로 다툼을 벌이다 칼로 계모를 찔러 사망케 하는 중죄를 지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공개처형은 혜산 비행장 등판(활주로)에서 진행되었다”면서 “혜산 주민들이 조직적으로 집합된 비행장 등판에서 당국은 10대 학생들을 공개 재판장에 세워놓고 사형판결을 내린 다음 즉시 총살하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공개처형 이후 당국은 앞으로 한국 영화, 드라마를 시청하거나 유포하는 자, 강도행위 등 사회질서를 흐리는 청소년에 대에서는 용서하지 않고 최고 사형에 처하게 된다며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82연합지휘부의 단속 방법과 관련해, 연합지휘부에 있는 보위부가 주민들 속에 스파이를 심어놓는다고 소개했습니다. 예를 들어 그 스파이는 한국영화를 보기도 하고 직접 사기도 하면서 누가 한국영화를 파는지 조사해 보위부에 보고하는데, 이번에도 그런 함정에 학생들이 걸려든 것이란 설명입니다.
같은 날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도 “당국은 반동사상문화를 척결하기 위한 강도 높은 통제와 단속에도 불구하고 국경을 비롯한 대도시에서 남조선영화를 몰래 시청하다 적발되는 청년들이 근절되지 않자 공개처형 방식으로 공포정치에 나섰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10월에도 고급중학교 3학년 10대 학생 3명이 비행장 등판에서 공개 처형됐다”면서 “여기서 두명은 반동사상문화인 남조선 드라마와 불순녹화물을 시청하고 유포한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나머지 한명은 계모를 살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공개처형이 진행된 이후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적 행위를 전문 단속하는 82연합지휘부는 반동사상문화를 뿌리 뽑는다며 보위부·안전부·검찰·재판기관 간부들로 연합타격대를 조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특히 혜산에는 불순녹화물(한국영화와 포르노 등)을 소지하고 몰래 유통하며 돈벌이 하고 있는 상인들 중에 청년들이 있어 82연합지휘부와 타격대의 집중단속 대상이 되고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국은 82연합지휘부의 지휘 밑에 있는 사법기관들은 남조선영화 등 불순녹화물과 출판물을 소지하거나 유통한 자는 조사를 질질 끌지 말고 수사와 예심, 재판공정을 속전속결로 처리해 공개투쟁에서 단호하게 처리하라는 지시를 내려 앞으로도 공개처형이 행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