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스위스의 한 비정부기구(NGO)는 향후 6개월 이내 북한에서 식량상황 악화 등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 비정부기구인 ACAPS(The Assessment Capacities Project)는 향후 6개월 내에 급격히 인도주의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지역들에 대해 전망한 ‘국제적 위험 분석’(Global Risk Analysis)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습니다.
이 단체는 6개월 내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중간’(Medium)인 국가로 북한과 콜롬비아·베네수엘라, 콩고민주공화국, 에티오피아, 말리, 필리핀, 예멘 등 7개 지역을 꼽았습니다.
보고서는 위험이 실제 발생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개연성’(Probability)과 위험이 발생함에 따라 예상되는 결과를 나타내는 ‘영향’(Impact)의 정도에 따라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높음’과 ‘중간’, ‘낮음’ 총 3등급으로 분류했습니다.
북한의 경우, ‘개연성’의 측면에선 5단계 가운데 4번째인 낮음(low)으로 평가됐으나 ‘영향’의 측면에서는 5단계 가운데 2번째에 해당하는 상당함(significant)으로 평가됐습니다.
보고서는 향후 북한 내 (공식적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다면 북한 당국은 더 엄격한 국경통제를 실시해 가장 취약한 사람들의 식량 소비와 영양 상황을 악화시키는 등 식량 불안정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The detection of COVID-19 cases causes the Government to (re)enact strict border control measures that worsen food insecurity, lowering food consumption and nutritional diversity levels among the most vulnerable.)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코로나19 백신(왁찐) 지원을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에서 물품 수입을 위해서라도 국경을 천천히 개방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만큼 북한 내 코로나 확산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는 설명입니다.
보고서는 이어 북한 내 코로나 발생이 확인된다면 국경통제는 더 강화될 것이고 의약품 등의 원조와 식량을 포함한 전반적인 수입이 감소해 이미 심각한 식량 부족이 가중되고 영양 부족과 또 다른 질병들로 인해 많은 사망자가 초래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국제적 위험 분석’ 보고서는 150 여개국을 대상으로 6개월 마다 최신자료로 갱신되며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선 인도주의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 북한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7일 북한 당국의 보고를 바탕으로 작성한 ‘코로나19 주간 상황 보고서’에서 이달 11일 부터17일까지 북한 주민의 3천 991개의 샘플, 즉 시료를 채취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지만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기자 서재덕,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