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 사무원도 농장가서 일하라" 북, 봄가뭄 비상

지난 2012년 황해북도 황주군에서 모내기를 끝낸 논이 갈라져 타들어 가고 있다.
지난 2012년 황해북도 황주군에서 모내기를 끝낸 논이 갈라져 타들어 가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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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봄 북한 전지역에 비가 적게 내리고 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봄가뭄에 의한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해 당국이 공무원을 비롯한 각 기관 기업소 사무원들까지 농사일에 동원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농업 관련 소식통은 8일 “올봄 들어 함경남도와 평안남북도, 황해남북도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 비가 매우 적게 내리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며 “중앙의 지시로 봄가뭄에 의한 밀, 보리 등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해 농업부문은 물론 평양과 지방의 각급 기관, 기업소 일꾼(간부)들과 사무원들까지 농사일에 총동원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전국적으로 4월 기온이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았고 강수량은 평년의 절반에도 못 미쳤으며 5월에도 덥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될 것이 예견되므로 농업부문에서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철저히 세울데 대한 중앙의 지시가 하달되었다”며 “이에 따라 전국에 가뭄피해방지 비상이 걸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농촌은 물론 평양에 있는 중앙기관과 지방 도·시·군의 각 기관 일꾼들이 가뭄피해로 인한 농작물 지키기에 동원되고 있다”며 “우리 도에서도 가뭄이 심한 것으로 알려진 증산군의 경우 임업성, 상업성, 국가해사감독국, 문학예술출판사 등 여러 단위 중앙기관 일꾼들이 3일 연속 지원을 나왔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지금 농촌에 절실히 필요한 것은 많은 노력(인원)이 아니라 양수기·강우기(물 분사기), 피대(벨트), 베어링, 파이프 같은 양수설비와 영농물자들이다”라면서 “하지만 국가가 이런 것을 보장해줄 능력이 안되니 무턱대고 많은 인력을 농촌에 파견해 가뭄을 겪고 있는 밀, 보리밭과 벼모판 물주기에 동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의 한 농장 관련 소식통은 8일 “도내 각 시, 군 기관 일꾼(사무원 포함)들과 공장 기업소 근로자들, 가두 인민반 여성들도 매일 가뭄피해를 막기 위한 사업에 동원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원자들은 관개시설이 없는 밀, 보리밭에 물주기, 우물 보수, 물웅덩이 바닥에 비닐박막 깔기, 농수로 가셔내기(정리)와 같은 일을 하고 있다”며 “밀, 보리밭 김매기와 비료주기에도 동원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은 많은 지원자들이 동원돼 등짐으로라도 수분이 부족한 모판과 밀, 보리밭에 물을 주고 있지만, 며칠간(이달 중순까지)의 깜빠니아(캠페인)가 끝난 후가 더 걱정”이라면서 “모판관리, 논밭에 물대기, 써레질 등 할 일이 태산 같은 이 시기에 농장원들을 밀, 보리밭에 물을 주는 일만 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제 막 파종을 끝낸 벼 모판에 수분이 부족하면 싹이 제대로 트지 못하고 모가 튼튼하게 자랄 수 없게 된다”며 “또 요즘 한창 자라고 있는 밀, 보리가 물을 제일 많이 요구하는 때인데 이 시기에 수분이 부족하면 정보당 수확고가 떨어질 수 있어 농민들이 모두 걱정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한국 농촌진흥청은 2021년 북한의 곡물 생산량을 469만톤으로 추정했고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2021년 북한의 곡물 생산량을 약 560만톤으로 추정했습니다. 북한의 1년 곡물 필요량은 약 600만 톤으로 추정됩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