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지난해 대북무역액 전년비 66%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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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럽연합이 독자 대북제재를 강화한 가운데 지난해 북한과 유럽연합 간 무역 규모가 전년 대비 약 6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럽연합(EU)의 행정부 역할을 담당하는 EU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최근 ‘유럽연합, 북한과의 무역(European Union, Trade with North Korea)’ 통계 자료를 갱신했습니다.

통계 자료에 따르면 작년 유럽연합과 북한 간 무역액은 총 100만 유로, 미화 약 106만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300만 유로(약 319만 달러)로 최저치를 기록했던 전년 무역 규모에서 66% 가량 감소한 수치입니다.

또 작년 유럽연합의 대북 수입량은 53.5% 감소해 거의 전무한 수준이었고, 대북 수출량은 45.4% 감소했습니다.

이 통계는 표준국제무역분류(SITC) 제품 품목 중 공산품(Industrial products)으로 분류되는 제조품(Manufactures) 항목에 대한 수치입니다.

북한은 지난 2020년 유럽연합에 화학제품 100만 유로, 미화 약 106만 달러 어치를 수출했었지만 작년 같은 항목에 대한 무역 거래는 전무했습니다.

유럽연합은 북한의 핵 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기 위해 지난 2006년 처음 독자제재를 발표했으며 지속적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작년 8월 기준 유럽연합은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또는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에 기여했거나 제재를 회피한 혐의로 개인 57명과 기관 9곳을 제재 대상이라고 재확인했습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올해 들어 1월에만 7차례 잇따라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의 지속적인 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응해 북한 개인 8명과 기관 4곳을 EU 독자제재 명단에 추가하는 등 강력한 입장을 취했습니다.

일각에선 유럽연합이 부과한 대북제재가 유럽연합 27개의 회원국들과 북한의 무역 거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 2006년 유럽연합과 북한의 무역 규모가 약 2억 8천 43만 유로(약 2억 9천 977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2013년 한해 대북제재의 규제를 받지 않는 광물 거래가 일시적으로 증가한 것을 제외하곤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유럽연합의 대북 교역은 제재로 인해 크게 감소했지만 평양의 국경 봉쇄로 2021년에는 거의 중단됐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의 대북 수출은 유엔 대북 제재가 시행된 첫 2년 동안 각 50% 가까이 감소했다”며 특히 “북한의 국경 통제로 인해 2021년에는 약 100만 유로로 감소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북한 내 코로나 확산으로) 올해 초 북중 간 무역 개방이 제재돼 앞으로 북한이 활발한 대외무역을 할 것이라는 기대는 거의 사라졌다”면서도 “정권이 코로나 바이러스 발병으로 악화될 위기 상황을 고려해 중국과는 조심스럽게 무역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은 지난 2020년 유럽연합과의 상품 및 서비스(goods and services) 무역 대상국 순위에 있어 161위에 올랐지만 작년에 대폭 감소한 교역 상황으로 인해 206위로 폭락했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김소영,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