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6/15/22
앵커 : 북한의 결핵환자가 코로나 사태 이후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국이 최대비상방역체계를 세우고 코로나방역에 몰두하는 동안 결핵환자들은 변변한 치료나 약처방도 받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부령군의 한 의료부문 소식통은 13일 “요즘 결핵환자가 급증하면서 군 제3예방원(결핵전문병원) 병동에 환자가 넘쳐나고 있다”며 “3예방원은 물론이고 집에 머무르는 환자도 많지만 모두가 약이 없어 제대로 된 결핵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부령)군병원에서는 결핵으로 진단을 받은 주민 중 증상이 심한 주민만을 골라 3예방원에 보낸다”며 “제3예방원을 증상이 심한 결핵환자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말이 병원이지 사실은 외부 감염 차단을 위한 격리시설에 불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읍에서 떨어진 산 입구에 위치하고 있는 제3예방원은 원래 결핵예방원이라고 불렀지만 언젠가 그 명칭에서 결핵이라는 글자가 없어지고 제3예방원으로 부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전국의 모든 시군마다에는 3예방원이 있지만 결핵약이 없어 환자들에게 미나리즙같은 민간요법을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다”라면서 “이전에는 3예방원에 유엔과 남조선에서 지원한 도츠약 종합세트(결핵 치료제 키트)가 공급되었으나 지금은 국가에서 보장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백암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같은 날 “요즘 코로나만 심각한 것이 아니라 결핵문제도 심각한 것 같다”며 “최근 내 주변에서 가족이나 친척이 결핵으로 진단을 받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열흘 전인가 오랫동안 결핵을 앓던 우리 마을 20대 젊은 청년이 피를 토하며 기침을 하다가 쓰러져 죽었다”며 “그 집 엄마의 말에 의하면 코로나로 국경이 봉쇄되기 전에는 중국산 이소(이소니아지드)라도 사 먹였지만 최근에는 결핵 치료 약을 구할 수 없어 증상이 계속 악화되었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대부분의 주민들은 집식구들 중 누가 결핵에 걸려도 생활조건이 열악한 3예방원에 보내려 하지 않는다”며 “3예방원에 간다해도 결핵약이 없어 미나리즙만 주며 환자의 식량과 겨울 난방용 화목은 가족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전에 유엔에서 지원물자로 결핵약이 많이 들어올 때도 일반 주민에게 약이 제때에 차려지기(공급되기)는 힘들었다”며 “몇년 전에 결핵 진단을 받은 우리 친척 한 사람도 병원을 비롯한 보건기관에서 빼돌려진 결핵약을 장마당이나 약장사꾼한테서 사서 먹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의약품 부족으로 약을 구하지 못한 일부 환자들이 치료를 포기한 채 아편이나 얼음(필로폰)으로 고통을 달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며 “오랫동안 결핵으로 고생하는 주민과 그 가족들은 곳곳에서 환자들이 피를 토하며 죽어가도 무관심한 당국에 대한 불만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 말 공개한 ‘2021 세계 결핵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2020년 결핵환자 수는 13만 5천명입니다. 이 수치는 전년도인 2019년 보다 3천명 증가한 것으로 WHO 측은 북한 인구 10만 명 당 523명이 결핵환자라고 밝혔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
*바로잡습니다: 기사 내용 중 제2예방원(간염 전문병원)을 제3예방원(결핵 전문병원)으로 수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