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계보건기구(WHO)는 연일 코로나로 의심되는 신규 발열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북한 당국의 주장과 관련해 코로나 상황 개선보다 검사 받는 사람 수 감소 등 다른 요인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국가비상방역사령부를 인용해 지난 17일 오후 6시부터 24시간 동안 전국에서 발열 환자 250여명이 새로 발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앞서 17일에는 일일 신규 발열 환자가 400명대, 18일에는 300명대라고 주장했는데 조선중앙통신은 19일 "방역 상황이 완전한 안정 국면에 들어섰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에드윈 살바도르 세계보건기구(WHO) 평양사무소장은 19일 북한의 이러한 주장이 맞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세계보건기구는 지난달부터 북한 보건성으로부터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하는 것과 동일한 북한 내 신규 '발열자' 수에 대한 보고서를 받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Since last month WHO has been receiving MOPH reports regarding the number of "fever cases" in DPRK which is the same as KCNA media reports.)
그러면서 보고서에 따르면 보고된 발열자 수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As per the reports, we have observed a declining trend in the number of reported "fever" cases.)
이어 다른 국가들의 경험을 기초해 볼 때 신규 발열자 수 감소 이유는 다양할 수 있다며 정부의 검사 전략 변화에 따른 검사횟수 감소, 검사를 받는 사람들의 감소, 자가검사 증가 등을 그 예로 들었습니다. (Based on experience from other countries, the decline in numbers could be due to various reasons - reduced testing due to change is testing strategy by government, less people getting themselves tested or increase in self testing.)
또 세계보건기구는 북한 보건성에 발열자 관리와 치료 규약(protocol)을 포함해 발열자의 정의를 명확히 해달라는 요청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WHO continues to request MOPH to clarify the definition of these "fever" cases including the management and treatment protocol.)
이에 대해 북한 코로나 상황을 추적해온 미국 민간연구기관 스팀슨센터의 마틴 윌리엄스 연구원은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발표하는 발열자 수가 정확한지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북한이 이 수치를 어떻게 수집하는지도 알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은 발열자 수를 축소 발표해 북한에서 코로나 상황이 통제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북한 주민들을 안심시키고 북한 노동당의 이미지를 높이려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이 주변의 코로나 실제 상황을 보면 이 숫자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가령, 북한 남포의 경우 북한 공식발표에 따르면 코로나 감염자가 한명도 없지만 실제로 남포에서 주변에 코로나로 아픈 사람이 있으면 북한 정권의 발표가 틀린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란 게 그의 설명입니다.
앞서 마이크 라이언 세계보건기구 긴급대응팀장은 지난 6월 당시 북한의 주장과 달리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는 당시 북한의 코로나 상황을 파악하는데 필요한 자료에 접근할 수 없어 북한 내 현재 상황에 대해 적합한 평가를 내릴 수 없지만 북한의 코로나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기자 이상민,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