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염소 먹이 고려 않고 목장만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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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최근 유제품 생산 증대를 위해 북한 각 지역에서 염소목장을 확장하고 있지만 먹이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염소 먹이 해결을 위해 주민들을 동원해 풀김치를 만들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7일 “염소를 많이 기를 데 대한 당국의 지시로 각 지역에 꾸려진 염소목장들이 먹이를 해결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며 “청진시에서는 기업소와 주민들을 동원해 염소 먹이를 마련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작년 6월에 열린 8기 3차 당 전원회의에서 어린이를 위한 젖제품(유제품) 생산을 늘릴 데 대한 문제가 강조되면서 올봄에 청진시염소목장 개건 확장공사가 진행되었다”며 “사료가공실이 새로 꾸려지고 염소 우리도 확장했지만 정작 먹이를 해결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먹이가 해결되지 못하다 보니 젖생산은커녕 염소 마릿수를 늘리지 못하고 있다”며 “청진시염소목장이라는 명칭은 요란하지만 키우는 염소는 300마리도 채 안 된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7월 중순 시 당국이 각 기업소에 염소목장 풀김치(풀에 소금을 쳐서 절이는 가축 먹이)생산 과제를 부과했다”며 짐승 먹이용 풀김치는 풀이 만만한 6월에 담그는 것이 좋은데 봉쇄와 이동제한으로 비록 늦었지만 먹이 부족이 심각한 겨울에 대비해 조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의 지시에 따라 각 기업소들이 풀김치 생산에 인원을 파견하면서 염소목장 주변은 풀을 베는 주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며 “가까운 산에는 풀이 없어 더운 날씨에 목장에서 4~8킬로 떨어진 먼 산을 오가며 풀을 해오느라 주민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풀거름은 20㎡정도 되는 땅을 1.5미터 깊이로 파고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비닐을 깔고 잘게 썬 풀에 소금을 뿌려 다져 넣은 다음 비닐을 씌우고 흙을 덮는 방식으로 만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염소목장을 처음 지을 당시 시당국은 앞으로 염소젖과 젖산유, 요구르트, 치즈를 생산해 청진시내 유치원 탁아소에 공급한다고 요란하게 선전했다”며 “하지만 정작 아이들과 주민들에게 차려진 것은 없이 쩍하면 염소목장과 관련된 일에 동원되면서 주민들속에서는 ‘되지도 않을 일을 벌여놓고 사람만 들볶는 일을 제발 그만두라’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나선시 선봉구역의 한 주민 소식통도 8일 “나선에서도 선봉구역 구룡평 지구에 염소목장을 새로 건설하고 있다”며 “구역내 공장, 기업소는 물론 가두 여성들도 마감 단계에 들어선 목장 건설에 동원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구역 자체가 하나의 종합농장으로 되어있는 선봉구역은 국내에서 축산을 잘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며 “선봉구역에는 우암동, 웅상동, 사회리, 부포리 등에 젖소와 오리, 닭, 돼지 등 목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미 있는 다양한 목장 운영도 어려운 데 염소목장이 새로 건설되면서 구역에서는 염소목장에 진출할 대상자를 찾고 있다”며 “이번에 구룡평 지구에 건설되는 염소목장은 축사가 20개 동에 달하는 큰 규모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전국 각지에서 새로운 염소목장 건설과 함께 이미 있는 염소목장 개건 확장공사가 벌어지고 있다”며 “당국이 지역의 특성상 축산을 할 조건이 되지 않는 지역에도 무조건 염소목장을 건설해 젖제품을 생산할 것을 강요하고 있는데 이런 마구잡이식 일본새(일하는 태도)가 나라 경제를 망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