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약국이냐” 북 주민, 약 팔지 않는 국영약국에 분통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의약품이 제때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며 강력히 질책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5월 16일 "조선노동당중앙위원회 정치국은 5월 15일 또다시 비상협의회를 소집하고 방역대책 토의사업을 진행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사진은 김정은 위원장이 마스크를 쓰고 평양시 안의 약국들을 찾아 의약품 공급실태를 직접 요해(파악)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의약품이 제때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며 강력히 질책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5월 16일 "조선노동당중앙위원회 정치국은 5월 15일 또다시 비상협의회를 소집하고 방역대책 토의사업을 진행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사진은 김정은 위원장이 마스크를 쓰고 평양시 안의 약국들을 찾아 의약품 공급실태를 직접 요해(파악)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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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약품이 절대 부족한 북한에서 국영 약국들이 최근 약을 구입하려는 주민에게 처방전 외에도 해당 인민반장이 입회할 것을 요구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0일 “청진시 각 구역마다에 국영약국이 설치되어 있지만 아무나 이용할 수 없다”면서 “주민들은 돈주고도 약을 살 수 없는 약국을 왜 운영하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북한 국영공장에서 생산한 의약품. /RFA Photo - 김지은
북한 국영공장에서 생산한 의약품. /RFA Photo - 김지은

소식통은 “지난 8월 10일 전국비상방역총화 회의에서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하면서 최대비상방역체계를 해제했지만 가을철을 맞아 기온이 떨어지면서 감기환자가 늘고 있다”면서 “하지만 고열과 기침 등 감기증상이 있어도 주민들은 의사의 처방전을 받은 다음 해당 지역 인민반장이 입회해야만 약국을 이용할 수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어렵게 인민반장의 협조를 얻어 약국을 찾아가도 고열과 몸살 등에 필요한 해열진통제는 구입하기가 어렵다”면서 “당국의 선전과 달리 대부분의 약국에서는 일반 주민이 찾아오면 중요한 약은 다 팔려서 없다고 잡아 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실제로 약국이 국가로부터 배정 받은 감기, 기관지염, 설사에 필요한 약품은 그 량이 매우 적다”면서 “중앙에서 약국을 대상으로 검열을 자주 나오기 때문에 필수 상비약은 항상 재고를 남겨두어야 하는데 찾는 사람이 많으니 힘있는 간부나 윗돈을 얹어주는 돈주 외에는 약국에서 약을 팔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조선중앙 TV에서는 우월한 사회주의 의료혜택으로 주민들이 원하면 아무 때나 약국에서 약을 구입할 수 있는 것처럼 선전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면서 “국영제약회사에서 각 지역 약국에 약품보급을 제대로 해주지 못하는데다 그나마 특권층 위주로 공급되고 있어 일반 주민들은 약국을 이용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할 수 없이 감기나 설사 증상이 나타나면 약국을 찾기보다 개인 약장사꾼들을 찾아다닌다”면서 “개인 약장사꾼들은 필수 상비약을 갖고 있지만 출처불명의 약인데다 효능도 보장되지 않고 값도 국영약국의 두 배이상 비싸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