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약품이 절대 부족한 북한에서 국영 약국들이 최근 약을 구입하려는 주민에게 처방전 외에도 해당 인민반장이 입회할 것을 요구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0일 “청진시 각 구역마다에 국영약국이 설치되어 있지만 아무나 이용할 수 없다”면서 “주민들은 돈주고도 약을 살 수 없는 약국을 왜 운영하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8월 10일 전국비상방역총화 회의에서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하면서 최대비상방역체계를 해제했지만 가을철을 맞아 기온이 떨어지면서 감기환자가 늘고 있다”면서 “하지만 고열과 기침 등 감기증상이 있어도 주민들은 의사의 처방전을 받은 다음 해당 지역 인민반장이 입회해야만 약국을 이용할 수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어렵게 인민반장의 협조를 얻어 약국을 찾아가도 고열과 몸살 등에 필요한 해열진통제는 구입하기가 어렵다”면서 “당국의 선전과 달리 대부분의 약국에서는 일반 주민이 찾아오면 중요한 약은 다 팔려서 없다고 잡아 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실제로 약국이 국가로부터 배정 받은 감기, 기관지염, 설사에 필요한 약품은 그 량이 매우 적다”면서 “중앙에서 약국을 대상으로 검열을 자주 나오기 때문에 필수 상비약은 항상 재고를 남겨두어야 하는데 찾는 사람이 많으니 힘있는 간부나 윗돈을 얹어주는 돈주 외에는 약국에서 약을 팔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조선중앙 TV에서는 우월한 사회주의 의료혜택으로 주민들이 원하면 아무 때나 약국에서 약을 구입할 수 있는 것처럼 선전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면서 “국영제약회사에서 각 지역 약국에 약품보급을 제대로 해주지 못하는데다 그나마 특권층 위주로 공급되고 있어 일반 주민들은 약국을 이용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할 수 없이 감기나 설사 증상이 나타나면 약국을 찾기보다 개인 약장사꾼들을 찾아다닌다”면서 “개인 약장사꾼들은 필수 상비약을 갖고 있지만 출처불명의 약인데다 효능도 보장되지 않고 값도 국영약국의 두 배이상 비싸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