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의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는 북한이 비핵화를 주제로 한 대화의 장으로 복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제재와 인권문제로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벨기에(벨지끄) 브뤼셀에서 29일 열린 ‘브뤼셀-코리아 연례 토론회’에 참석한 이신화 대사는 “북한은 인권 문제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인권 문제를 존중하고 보호하라고 촉구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사 :김정은은 핵무력 법제화를 발표하며 핵보유국으로서의 북한의 지위는 '불가역적'이 됐다고 선언했습니다...북한을 협상장으로 복귀시키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제재와 인권문제로 북한을 압박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고 현실적입니다.
이 대사는 북한 인권문제는 보편적인 가치를 지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국제적인 단결을 보여주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누가 대통령이 되든,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에 대한 원칙을 명확히 세워야 한다”며 “여전히 북한 인권유린에 대한 ‘책임 (accountability)’을 묻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아울러 이신화 대사는 “북한의 비핵화뿐만 아니라 인권문제에 대해 유럽 의회∙국가들의 관심을 높이는 것이 한국 정치인과 정책 결정권자, 학자들의 큰 과제”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북한 인권문제 개선을 위해 한미와 유엔의 협력이 유익할 것으로 봤지만 유엔에서 중국의 막강한 영향력으로 인해 북한을 다루는 데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며 “한미와 유럽연합 간의 협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이 대사는 “미 국무부의 한 고위 관리로부터 차기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임명에 대한 소식은 몇 주안에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해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미국의 북한인권특사가 임명되면) 함께 할 수 있는 인권 활동에 대해 논의할 좋은 계기(good momentum)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강경화 전 한국 외교부 장관도 같은 토론회에 참석해 “북핵 문제는 한국 또는 미국, 어떠한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강 전 장관 :북핵 문제는 세계적인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해 가장 강력한 제재를 가할 정도로 세계적인 위협이기 때문입니다.
강 전 장관은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거론하는 ‘핵 카드’를 보고 설사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한다 해도 유엔 안보리가 이에 대해 적절히 대처하지 못할 것을 우려했습니다.
한편 국제교류재단(KF)과 브뤼셀자유대학(VUB)의 공동 주최로 열린 이번 토론회에는 유럽의회 한반도 관계대표단의 루카스 만들 단장과 라몬 파체코 파르도VUB 한국석좌 등이 참석했습니다.
파체코 파르도 한국석좌는 이날 토론회에서 북한이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한 2017년을 회상하며 당시 북한 측이 유럽 국가들을 통해 미국에 ‘전쟁을 하고 싶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의 각국은) 미국과 어느 정도 공조하면서도 독자적인 목소리를 갖고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