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계절변화에 따른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전국에서 시, 군간 주민 이동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로나방역전 승리 선언과 이동제한조치 해제를 반기던 주민들은 갑작스러운 이동금지 지시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간부소식통은 27일 “요즘 도 비상방역지휘부에서 강도 높은 방역학적 대책을 이유로 시, 군 간 주민이동을 차단시켰다”면서 “중앙에서 계절성 돌림감기 예방을 위해 전국에 방역분위기를 고조시키라는 지시가 내려졌기 때문이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20일부터 도 방역지휘부가 중앙방역사령부의 지시라면서 도 안의 각 시, 군, 구역 간 주민이동을 금지했다”면서 “계절성 돌림감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라고 발표했지만 독감예방을 위해 주민이동을 금지시킨 전례가 없기 때문에 주민들은 코로나비루스의 재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코로나 방역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김정은의 탁월한 지도력 때문이라고 선전하던 당국이 갑자기 코로나를 이유로 주민이동금지를 선포할 수 없으니 계절성 독감 예방을 핑계로 대는 것 같다”면서 “이번 조치로 가족의 결혼식과 부모의 칠순잔치는 물론이고 부모가 사망해도 통행증명서를 발급해 주지 않아 다른 시, 군 지역에 갈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내 지인이 다른 시에 거주하는 그의 어머니가 오래 병으로 앓고 있다 위독하다는 전화를 받고 급히 통행증을 신청했으나 발급받지 못했다”면서 “당국의 갑작스런 조치로 어머니 임종도 못하게 된 그는 오락가락 하는 당국의 행태에 울분을 터뜨렸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코로나사태가 한창 심한 때에도 부모상 등 특별한 사유가 있으면 어렵게나마 방역증명서와 통행증을 발급받을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코로나 상황 종료까지 선언한 당국이 통행증 발급을 전격 중단함으로써 주민들의 생계활동에도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어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최고존엄이 지난 8월 10일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신형코로나비루스 감염증전파상황이 종식되었다’고 선포했음에도 또 다시 주민이동이 금지되는 데 대해 주민들은 코로나사태가 더욱 악화되는 것인지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악성전염병 사태를 맞아 허둥대는 중앙의 방역정책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28일 “요즘 중앙방역사령부의 지시로 다시 악성전염병(코로나) 비상방역체계가 가동되기 시작했다”면서 “지난 20일부터 전국의 각 도, 시, 군 지역 간 주민이동 금지령이 내려졌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8월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가 있은 후 코로나비상방역 해제조치가 취해지면서 주민들은 통행증을 발급받아 시와 군 경계를 넘나들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지난 20일부터 누구도 자기가 살고 있는 시, 군 지역을 넘어 다른 지역으로 나갈 수 없게 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혜산시의 각 인민반에서는 주민회의를 통해 국가비상방역사령부에서 하달한 지역간 이동금지 지시가 전달되었다”면서 “주민회의에서는 계절성 돌림감기와 기관지염 등 호흡기질병을 막기 위해서라고 주민이동 금지조치를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가을철 기온하락으로 찬바람이 불고 날씨가 스산한데다 주민이동 금지령까지 내리자 장마당 분위기도 완전히 얼어붙었다”면서 “당국에서는 코로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호흡기질병이란 게 코로나를 의미하는 게 아니냐며 주민들은 앞으로 생계를 꾸려갈 일에 걱정이 태산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당국에서는 이번 이동금지 조치가 11월이 되면 풀릴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지만 날씨가 추워지면 코로나던 돌림감기던 더 심해지면 심해졌지 나아질 일이 있겠냐”고 반문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