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후변화로 북한 수자원이 갈수록 부족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습니다. 두만강의 경우 20여 년 뒤에는 절반 가까이 수량이 줄어드는데요. 북한은 수력발전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전력난도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심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산림분야 저명 국제학술지 ‘포레스트(forests)’는 20여 년 뒤 북한 압록강 수량이 지금의 74% 수준으로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82억4천8백만톤에서 61억7천만톤으로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두만강은 절반 가까이나 마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7억톤에서 10억톤으로 감소합니다.
대동강은 38억9백만톤에서 31억6천만톤으로 줄어, 2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이렇게 강들이 말라가는 이유는 북한에 가뭄 등 기후변화 피해가 심하기 때문입니다.
북한 산림이 황폐화되지 않았다면 기후변화 충격을 줄일 수 있지만, 현상태로는 수자원 감소 현상을 막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포레스트지에 게재된 ‘기후변화 상황에서 산림복원은 북한의 물 공급을 늘릴 수 있을까(Can Forest Restoration Enhance the Water Supply to Respond to Climate Change?-The Case of North Korea)’란 제목의 논문은 최근 북한에 빈번해진 가뭄과 홍수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북한 산림 전체가 급격하게 황폐화됐다며 대부분의 숲은 지금까지 복원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에서 수자원 부족은 전력 생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전체 전기의 절반 이상을 수력발전에서 얻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전기산업진흥회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북한에서 연간 생산되는 전체 전기 240억 킬로와트 가운데 53%에 해당하는 128억 킬로와트가 수력발전소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북한 수력발전소는 설비 노후화 등으로 가동률이 낮은 상황인데, 수자원 부족 문제까지 더해지면 전력생산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탈북자 출신의 국제 비정부단체(NGO) 글로벌피스재단(Global Peace Foundation) 이현승 북한연구원은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자신이 북한에서 직접 체험한 전력난에 대해 말했습니다.
이현승 연구원 :많은 수력발전소들이 발전량이 매우 적습니다. 큰 수력발전소들은 몇 개 안되고요. 이마저도 설비노화, 관리부실. 강수량이 부족해지니까 점점 발전량이 적어지는 겁니다. 제가 어릴 때 1990년대만해도 평양시에는 전기가 계속 왔습니다. 물론 정전이 되기는 했지만, 하루에 6~7시간은 전기가 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탈북 전인 2014년에 평양시에 갔는데, 하루종일 평양시임에도 불구하고 전기가 안오는 것입니다. 전기가 오는 시간이 새벽 3~4시, 전력난이 더 심해지고 있는 거죠.
미 해군분석센터(CNA) 켄 고스(Ken Gause) 국장도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기후변화 등으로 앞으로 북한에 전력부족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전력생산이 줄면 평양에 집중적으로 전기를 공급하거나 중국의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I suspect there will be power shortages. The regime will enforce brownouts and rerouting energy to places of importance like Pyongyang. I suspect China will help out by increasing its fuel supply.)
기자 심재훈,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