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의원 “북, 일방적으로 EU와 회의 취소”

지난 9월 한국을 방문한 한반도 관계대표단과 한덕수 국무총리.
지난 9월 한국을 방문한 한반도 관계대표단과 한덕수 국무총리. (/유럽연합 세자르 루에나 의원실)

0:00 / 0:00

앵커 :유럽의회의 세자르 루에나(Cesar Luena) 의원은 북한과 유럽연합(EU)의 대면 회의가 취소된 것은 북한의 일방적인 결정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이달 11일 열릴 예정이었던 유럽연합 측과의 회의를 취소했습니다.

이에 대해 유럽의회 한반도 관계대표단의 부단장인 세자르 루에나 의원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회의가 취소된 것은 전적으로 북한의 결정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유럽연합은 여전히 남북 대화를 촉진하는데 전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The cancellation was entirely Pyongyang’s decision, in spite of which the EU remains committed to facilitating inter-Korean dialogue.)

루에나 의원은 또 북한의 최근 미사일 시험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강조했습니다. (MEP Luena condemns in the strongest terms the last missile tests.)

앞서 이 사안에 정통한 유럽 소식통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회의 시작 하루, 이틀 전에 취소를 통보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최근 연이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럽연합의 규탄 성명이 회의 취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고 소개했습니다.

유럽연합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매일 성명을 통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데 이어,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6일 27개 유럽연합 회원국을 대표해 북한의 최근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를 규탄하는 선언문(Declaration)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4일 김인철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서기관은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군축 관련 제1위원회 토론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비난하는 연설을 한 프랑스, 이탈리아, 폴란드(뽈스카) 등의 유럽 국가들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김인철 서기관 : 우리는 (그 나라들의) 발언 내용을 완전히 거부합니다. 유럽 국가들이 여전히 북한에 대한 악랄한 적대 정책을 추구하면서 미국의 분위기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입니다.

한편 유럽 소식통은 북한이 언제 대화 재개를 위해 유럽연합 측에 다시 연락할 지는 예측할 수 없다며 이는 코로나 대유행 전, 비교적 소통이 활발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회의는 독일 주재 북한대사관 관계자들이 유럽연합 본부가 있는 벨기에(벨지끄) 브뤼셀에서 유럽연합 대외관계청 인사들과 만나기 위해 유럽연합 측에 먼저 연락을 취해 추진됐습니다.

이번 만남이 성사됐다면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이후 중단됐던 북한 측과 유럽연합 측의 만남이 처음 재개되는 자리가 될 예정이었습니다.

한편 이 사안에 대해 유럽의 다른 외교 소식통도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회의는 북한이 취소한 것이 맞다고 확인했습니다.

기자 자민 앤더슨,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