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2년 연속 유엔 ‘인도지원 대상국’서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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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2년 연속 유엔의 인도적 지원 계획 대상국에서 제외되면서 북한의 식량 및 보건 상황은 한층 더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인도적 위기 상황에 놓인 국가들에 대한 유엔의 원조를 조율하는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2일 발표한 ‘2022년도 세계 인도주의지원 보고서(GMO, Global Humanitarian Overview 2022)’에는 북한에 대한 지원 계획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2021년 보고서에 이어 두번째 누락된 겁니다.

세계 인도주의지원 보고서는 매년 유엔기구들이 인도적 지원 우선 국가들에서 진행한 활동사항 평가와 함께 다음해 인도지원 계획을 담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아프가니스탄, 미얀마와 함께 북한이 현재 심각한 식량 불안정 상황에 놓여 있으며, 연말까지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국가별 ‘인도적 대응 계획(Humanitarian Response Plan)’에서는 아프가니스탄과 미얀마에 대해서만 예산과 지원사업이 설정됐습니다.

세계에서 식량 및 보건 상황이 가장 취약한 북한이 2년 연속 유엔의 인도지원 계획에서 제외된 것은 코로나 19(코로나비루스)로 지난해1월부터 시작된 북한의 국경봉쇄 등 철저한 방역조치 때문입니다.

현재 모든 유엔기구 사무소 직원들이 북한을 떠나 상황 평가를 위한 북한 내 현장실사와 사업 실행을 위한 관리·감독이 불가능한 실정입니다.

이와 관련해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의 옌스 라에르케(Jens Laerke) 대변인은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검증 불가능으로 북한이 2022년도 지원계획에서 제외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우리는 국제 지침에 따라 2022년에도 북한에서 인도적 지원 활동을 계속할 계획”이라면서도 “접근 및 검증 가능한 새로운 정보 부족으로 유엔은 2022년 국제 인도주의지원 보고서 일부로서 계획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We continue planning for humanitarian operations in the DPRK for 2022, in line with the global guidelines. However, due to the lack of access and new verifiable data, it has been agreed in the UN country team to not publish our planning as part of the Global Humanitarian Overview 2022.)

그는 또 “유엔은 여전히 ​​북한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물론 더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유엔 직원의 복귀를 지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As you know, the UN remains engaged and operational in DPRK and committed to assisting people in need. We advocate for a return of staff which would, of course, enable a broader and more comprehensive response.)

북한인권 전문가들은 유엔기구의 구체적인 대북 지원사업이 계획되지 않은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로버트 킹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당국이 유엔기구의 현장 감독을 허용하지 않는 한 예산은 다른 국가에 우선 배정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킹 전 특사는 코로나 19로 전 세계적인 인도주의 상황이 더욱 악화된 시점에서 유엔 예산에 비해 지원에 대한 수요가 훨씬 더 높기 때문에 효율적 지원이 가능한 국가를 우선시 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국가와 국제기구는 북한 뿐 아니라 모든 국가들에 대한 지원에 있어 해당 국가에 전문가를 배치해 지원 분배를 감독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란 설명입니다.

미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 역시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유엔의 지원 부재로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이 한층 더 악화될 것을 우려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의 철저한 통제와 고립주의 고수로 최소한의 실사마저 불가능해지면서 취약 계층을 지원할 방안이 사라졌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유엔 직원 파견을 통한 실사와 감독 없이는 대북지원에 대한 대안을 사실상 마련하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 및 긴급구호 담당 사무차장은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2일 개최한 보고서 발표회에서 코로나 19 이후 더 많은 인구가 인도주의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피스 사무차장 :인도적 필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알다시피 올초 2억 3천500만명이 지원을 필요로 했고, 내년에는 그 숫자가 2억 7천400만명으로 늘어납니다. 이는 매우 놀라운 수치로 지난 4년간 2배 늘었습니다.

유엔은 내년 인도적 지원사업을 위해 총 410억 달러의 예산을 책정했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