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주민들이 태양절(김일성 생일)을 맞아 김부자 동상에 헌화하기 위해 생화 대신 조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지금까지는 비싼 생화를 바쳐 왔는데 이를 조화로 대체하면서 태양절 행사 준비가 형식에 그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9일 “요즘 주민들은 태양절 헌화에 사용할 꽃을 준비하느라 바쁘다”면서 “대부분의 주민들이 생화보다 조화를 구입하고 있어 이제는 김일성에 대한 충성심도 형식적으로 흐르는 것 같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4.15일을 맞으며 화초 온실을 찾는 주민들보다 꽃집이나 꽃방을 찾는 주민이 더 많다”면서 “최근 들어 당국에서도 김부자동상 헌화에서 생화냐, 조화냐를 따지지 않기 때문에 주민들이 가격이 눅은 조화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주민들은 소속 직장이나 조직 별로 꽃바구니와 화환을 증정하는 외에 개인이 따로 헌화를 해야 한다”면서 “단체의 꽃바구니비용 명목으로 ‘충성의 자금’을 바치고 또다시 개인적으로 생화를 구입하려면 비용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청진시 피복공장과 편직물공장의 노동자들은 그동안 종업원 인원수에 맞춰 값비싼 생화를 주문해왔다”면서 “하지만 최근 생화 가격이 뛰어 오르자 단체 주문을 취소하고 개인별로 조화로 헌화를 대체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현재 청진시의 경우 생화 1송이는 인민폐 10위안에서 30위안에 거래되고 조화는 1위안에서 10위안에 팔린다”면서 “주민들은 헌화를 ‘충성심으로 하는 것이지 꽃의 종류로 하냐’며 생화 대신 조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같은 날 “4.15 태양절을 앞둔 요즘 생화 가격이 급격히 오르면서 조화를 찾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면서 “중국산 생화 수입이 중단된 이유도 있지만 연료부족으로 화초 온실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생화 값이 급등했기 때문” 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작년까지만 해도 동상헌화에는 무조건 생화를 바치도록 강요했다”면서 “하지만 올해 들어 중국 생화 수입이 중단되고 생화 가격이 조화에 비해 10배 이상 비싸지면서 지난 2월 김정일 생일부터 조화로 헌화하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제는 주민들도 헌화하면서 ‘꽃의 가격보다 마음이 중요한 것’ 이라고 주장 한다” 면서 “먹고 살기도 어려운 판에 무작정 충성을 강요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을 것” 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