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 19 확산으로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학교를 일시 폐쇄하고, 개학을 미루고 있는 가운데 북한 매체들은 최근 북한 학생들이 인트라넷, 즉 내부통신망을 이용해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통신 기기 부족과 통신망 접속 불안정 등으로 실제로는 일부 학생들만 온라인 수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최근 대학 기숙사 학습실에 구축된 인트라넷을 활용해 원격 강의와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매체는 또한 최근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 초급중학교(중학교)와 고급중학교(고등학교), 제 1중학교(영재학교) 학생들의 자체학습과 교원들의 학습 지도에 이용하기 위해 개발한 온라인 학습 프로그램, '최우등생의 벗'(2.0)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평양과 같은 대도시의 일부 계층 자녀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일반 가정에서 온라인 강의를 듣기는 어려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북한 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다는 원격 강의와 시험은 학교 도서관이나 기숙사에 구축된 프로그램에 접속해야 가능하고, 초∙중∙고등학생들은 가정에서 스마트폰, 즉 지능형 손전화나 가정용 컴퓨터를 이용해야 합니다.
미국의 북한 통신∙기술전문 매체 '노스코리아테크'의 마틴 윌리엄스 대표는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전 지역 학생들의 자체적인 온라인 강의가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윌리엄스 대표는 평양 내 중산층과 부유층 가정은 대부분 손전화를 보유하고 있어 인트라넷 접속이 가능하지만 지방은 사정이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지방에서는 손전화 보유도 적은데다 전력 공급도 불안정해 손전화 충전도 쉽지 않다는 겁니다.
윌리엄스 대표: 북한 내 많은 가정들은 인트라넷 접속이 어렵고, 부유한 가정만 접속이 가능할 겁니다. 우선 지방 가정들은 손전화를 살 여력이 없을 뿐 아니라 충전할 전기도 제대로 얻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북한의 손전화 보급율에 대해서는 통계마다 차이가 있지만 약 500만대가 사용 중인 것으로 추산됩니다.
하지만 지역마다 편차가 심해 평양에서는 한 가정이 2~3대를 보유한 반면 지방에서는 한 대도 없는 가정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 내 손전화 사용은 증가하는 반면 여전히 컴퓨터 보급율은 저조한데 유엔아동기금(UNICEF) 통계에 따르면 북한 내 일반 가정의 컴퓨터 보유율은 18.7%에 불과합니다.
신형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인한 학교 폐쇄가 연장될 경우 북한 학생들의 학습권이 보장되지 못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유엔아동기금은 최근 발표된 '코로나 19 인도주의 대응책' 보고서에서 가장 우려되는 사항 중 하나로 저소득층 국가 아동들의 학습 기회 부재를 꼽기도 했습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에서 발견되는 인터넷 연결 주소, IP 주소가 2천개 정도 밖에 안된다면서 현실적으로 온라인 강의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내다봤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 또 걱정되는 게 뭐냐면 북한 정권이 정말 코로나 위기를 방지하기 위해서 그러한 조치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 완전 선전용인 것 같습니다. 남의 나라도 인터넷 교육을 시키니까 '우리도 그럴 수 있다', 말로는 그렇죠. 명목상 그렇지만 실제로 상황이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젊은 아이들이 걱정이 많이 되죠.
한편, 북한의 신학기 시작일은 4월 1일이지만 신형 코로나 확산 우려로 개학을 연기한 상태로 구체적인 개학 시점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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