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재입북, 코로나로 인적교류 전무했던 것이 원인”

0:00 / 0:00

앵커: 지난 2020년 남북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탈북민이 새해 첫날 재입북한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인적교류 기회가 크게 줄어든 것이 이 탈북민의 재입북 원인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탈북민이 탈북 1년여 만에 재입북한 원인에 대해 다양한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탈북민들의 주요 재입북 원인으로 북한의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 한국 내 정착 과정에서 겪는 경제적, 심리적 어려움 등을 꼽습니다. 일각에서는 해당 탈북민이 간첩이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다만 한국 내에서 탈북민들의 정착지원을 돕는 전문가들은 이번 탈북민의 재입북 원인을 사실상 차단돼 있었던 인적 교류로 꼽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신형 코로나비루스라는 사상 초유의 감염병 상황 속에서 군사분계선을 홀로 넘어온 탈북민에 대한 정부 차원의 세밀한 정착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됩니다.

현재 신형 코로나로 인해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민 수 자체는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입국한 탈북민들 간의 인적교류 기회도 자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2020년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은 229명, 2021년 1월부터 9월까지 입국한 탈북민은 48명뿐입니다. 신형 코로나 이전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민은 매년 1000명 이상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탈북민들이 한국 사회로 배출되기 전 필수적으로 사회적응 교육을 받아야 하는 하나원 입소자들의 수도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최근 5년간 하나원 입소자의 수는 지난 2017년 1209명, 2018년 1034명, 2019년 1050명을 기록했다가 신형 코로나가 확산된 이후인 2020년에는 437명으로 급감했습니다. 2021년은 이보다 더 줄어든 73명입니다.

이렇다보니 지난 2020년 9월 홀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이번 재입북 탈북민의 경우 하나원 수료 이후에도 교류할 친구를 만들 기회가 크게 줄어든 셈입니다.

지철호 나우(NAUH) 팀장: 남자 하나원에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기초적으로 사회생활을 할 때 교류할 인맥관계조차 형성이 어려운 거죠. 신형 코로나로 한국 국민들도 이동이 어려운 상황인데요. 이 탈북민이 이런 상황에서 정착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재입북한 탈북민의 경우 신형 코로나로 인해 타인과의 교류가 주로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현 상황에 적응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한국 내 탈북민들의 정착을 지원하는 민간단체인 비욘드더바운더리의 이영석 사무국장은 4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온라인 활동에 익숙하지 않은 탈북민들이 신형 코로나 상황에서 정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영석 비욘드더바운더리 사무국장: 신형 코로나 이전에는 하나센터, 민간단체들이 정착 관련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여기에 탈북민들이 참여해왔는데 이 탈북민의 경우 (신형 코로나로) 이런 프로그램에 전혀 참여하지 못한 것으로 압니다. 상담 같은 것도 온라인으로 진행하자고 하는데, 이 탈북민은 이런 교류를 할 줄 모르니까…

탈북민들의 지역 정착을 지원하는 한국 정부기관의 한 관계자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이번에 재입북한 탈북민의 경우 단독으로 남북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사례이기 때문에 다른 탈북민들과의 친밀감을 형성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신형 코로나 이후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민들은 일정 규모의 그룹을 형성해 함께 들어오는 경향이 있는데 이 같이 공유하는 경험을 통해 상호 친밀감 형성이 쉬운 점이 있다”며 “반면 이번에 재입북한 탈북민의 경우 홀로 넘어왔기 때문에 소통이 제한적이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신형 코로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탈북민들의 정착 애로사항을 한국 정부가 세밀하게 해소해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철호 팀장은 “신형 코로나로 인한 사람들 간의 교류가 온라인으로 대체되면서 탈북민들이 주변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드는 부분이 있다”며 “정부가 신형 코로나로 인해 탈북민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소시키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