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지난 5일 동해상으로 발사한 무기가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한미 당국이 긴밀히 소통하면서 관련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6일 관영매체를 통해 전날 동해상으로 발사한 무기가 극초음속미사일이었다고 밝힌 북한.
이에 따르면 북한 국방과학원은 지난 5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불참한 가운데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고, 이는 700km 떨어진 표적으로 날아가 명중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이번 시험 발사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규정하고 한미 당국이 긴밀한 공조 하에 미사일 제원과 관련한 분석 및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홍식 한국 국방부 부대변인: 한미는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연합자산으로 정상 탐지하였으며, 세부 제원은 분석 중입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행위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사항입니다.
한국 국방부는 한미가 보유한 정보자산으로 이번 미사일 발사를 탐지했고, 이에 대응 가능한 상황이며 한국 군의 대응 능력과 태세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외교부도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한미 양국이 긴밀한 소통을 수시로 해나갈 것이라며,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응과 관련해서는 이사국들 간의 협의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북한이 극초음속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했을 때도 각각 긴급회의를 통해 논의했습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한국 정부의 발표는 앞서 미국 국무부가 밝힌 입장과 같은 것입니다.
미국 국무부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며 “이번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며 북한의 이웃 국가와 국제사회에 위협이 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 의도를 한 방향으로 단정하지는 않고 있다며, 여러 자료를 취합해 종합적으로 판단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유엔도 북한에 외교적 대화 재개를 촉구했습니다.
유엔 측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5일 지속가능한 한반도의 평화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외교적 관여와 대화라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극초음속미사일이 지난해 9월 발사한 것과는 다른 종류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전문위원은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지난해 9월 공개한 ‘화성-8형’과는 다른 원뿔 형태라며,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극초음속 성능을 낼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시험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신 전문위원은 미사일의 성능이 아직 미흡할 수는 있지만, 개발 초기 단계이고 북한이 기반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기존 전망보다 더 빨리 개발을 마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비행 속도가 빨라 요격이 어려운데다 개발이 진행될수록 사거리도 길어질 수 있는 만큼, 향후 주일미군기지나 괌, 알래스카까지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위원: 지금은 사거리가 짧을 수 있지만 앞으로 1단 추진부를 좀 더 늘린다면 괌이나 알래스카, 주일미군기지까지 충분히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 극초음속미사일로 발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당중앙이 시험발사결과에 커다란 만족을 표시했다’는 북한 관영매체 보도 내용을 언급하며, 이는 관련 기술이 상당부분 개선돼 완성도가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올해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 변화나 한국 대통령선거 등 정치적인 여건을 고려하기보다는 이미 수립한 계획에 따라 신무기 개발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