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 김정일 80회 생일 앞두고 대규모 행사 재개”

0:00 / 0:00

앵커: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80번째 김정일 생일 관련 행사를 규모 있게 진행 중이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위축됐던 대중 행사를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15일 북한의 80번째 김정일 생일맞이 행사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북한이 오는 16일 광명성절, 즉 김정일 생일 관련 행사를 규모 있게 진행 중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됐던 대중 행사를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부문별·단위별 경축 모임과 문화·예술 공연, 전시회와 전람회, 체육 행사 등을 개최하면서 경축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이전에도 김정일 생일 계기에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나 중앙보고대회, 문화행사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 왔다며 특히 80주년인 올해는 대규모 행사와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던 대중 행사, 다채롭고 규모 있는 전람회 개최 등을 재개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자체적으로 올해가 80번째 김정일 생일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만큼 관련 동향을 꼼꼼히 살펴보고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등 후속 동향을 계속 주시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열병식 등 군 관련 행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으면서도, 김정일 생일을 계기로는 군 장병 결의대회나 예식 등의 행사는 있었지만 열병식으로 분류되는 행사를 치른 전례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는 이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부분이나 열병식 등의 개최가 임박한 것으로 볼 정황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2일 평양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림집 건설 착공식에서 부친인 김정일을 연상케 하는 선글라스와 인민복을 착용한 것과 관련해, 김 총비서가 이런 차림으로 공개 활동을 한 사례가 많지는 않다며 “일단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김정은의 차림새만으로 김정일의 외양을 따라한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최고지도자의 옷차림 등은 북한 체제에서 의미 있는 메시지가 될 수 있는 만큼 이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살림집 건설 등이 김정일, 김일성 생일 등 주요 정치 행사 일정을 염두에 두고 진행되면서 그 성과를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운영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이번 김정일 생일과 관련된 북한 측의 행사 동향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미사일 발사 등 군사 도발이 임박한 동향 등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김준락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현재 북한 군은 동계훈련 중에 있으며, 정치행사 준비동향에 대해서도 면밀히 주시하고 있습니다. 한미 정보당국은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감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는 추가로 설명 드릴만한, 주목할 만한 변화는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외교부는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한국이 미국 측에 제안했다는 추가적인 대북 관여방안에 대한 질문에 현 단계에서 밝힐 내용은 없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안은주 한국 외교부 부대변인: 한미는 그간 다양한 계기에 전제조건 없이 언제 어디서든 북한과 만나 대화할 수 있음을 재확인한 바 있습니다. 이번 협의에서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논의하였으나, 현 단계에서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 12일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담 후 한국 외교부 당국자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 측이 회담에서 몇 가지 대북 관여 방안을 제안했고, 미국 측이 이를 상당히 경청했다”고 밝힌 데 대한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통일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긴장된 정세를 평화적으로 관리하고 북한을 대화와 협력으로 견인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부처 차원에서도 계속 검토해왔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