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북 IT인력 고용 등 추가주의보 발표…“철저한 신원조사 필요”

0:00 / 0:00

앵커: 한국과 미국 당국이 공동으로 북한 정보기술(IT) 인력들을 고용하거나 이들의 활동을 돕지 않도록 주의를 강화할 것을 권고하는 추가 주의보를 발표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외교부와 국가정보원, 경찰청, 미국의 국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은 19일 북한 정보기술(IT) 인력에 대한 한미 정부의 주의보를 공동으로 발표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주의보는 한미 정부가 지난 2022년 12월과 2022년 5월 각각 발표한 ‘북한 IT 인력에 대한 정부 합동주의보’에 최근 동향을 추가한 것으로 북한 인력을 식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표가 담겨 있습니다. 특히 고용하려는 후보자의 신원을 철저히 조사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북한 인력 식별 지표로는 카메라에 모습을 비추거나 화상면접 및 회의 등에 참여하는 것을 기피하는 경우, 카메라에 모습을 드러낼 경우 시간과 장소, 외모 등이 일관되지 않을 경우 등입니다.

또한 대면 요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거나 온라인에 게재돼 있는 프로필, 즉 자기소개서가 회사측에 제출한 이력서와 다를 경우 의심해봐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회사 물품을 수령하기 위해 기재한 집 주소가 화물 운송 전용 주소이거나 고용된 뒤 즉각 주소를 변경했다면 북한 IT 인력으로 의심해봐야 한다는 게 한미 당국의 설명입니다.

여기에 급여 선지급 요구, 비밀 소스코드 유포 위협, 여러 기관의 계좌 사용, 코딩 시험 등을 치를 때 부정 행위 징후가 있을 경우도 의심해봐야 하는 부분입니다.

한미 당국은 주의보를 통해 “북한 IT 인력을 고용하거나 지원하는 것은 지적재산권, 정보, 재산 탈취, 기업의 평판 저해 및 한미, 유엔의 제재 등으로 법적 책임까지 많은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미 정부 당국은 북한 IT 인력이 해외 각지에 체류하면서 국적 및 신분을 위장한 채로 일감을 수주해 매년 수억 달러의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이를 막기 위해 이 같은 주의보를 발표했습니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IT 인력이 벌어들인 외화를 핵, 미사일 개발과 통치 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임수석 한국 외교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임수석 한국 외교부 대변인(지난해 12월): 그동안 해외에서 활동 중인 북한 IT 인력들이 일감을 수주해서 막대한 수익을 이뤄내는 사례가 많이 있기 때문에 유관 기업들에게 그런 북한 IT 인력 채용에 있어서 경각심을 고조시키고 또한 더욱 유의해 줄 것을 당부하는 그런 자리입니다.

이와 함께 미국 법무부는 북한 IT 인력들이 무기 개발 자금을 모으기 위해 해외 기업에 위장 취업하는 용도로 활용한 웹사이트 도메인 17개를 압류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미 법무부는 북한 IT 인력들이 벌어들인 불법 수익 150만 달러를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두차례에 걸쳐 압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해커가 일반적인 IT 인력으로 신분을 위장해 한국과 미국 등의 기업에 위장 취업하는 사례는 이미 적지 않게 포착된 바 있습니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RFA)은 IT 프로그램의 제작을 의뢰하고 이를 수주하는 해외 웹사이트인 프리랜서(freelancer), 크립토랜서(Cryptolancer), 구루(guru), 한국의 사이트인 위시캣(wishket)등에서 북한 해커가 자신의 신분을 위장해 활동하고 있다고 지난 2019년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북한 해커는 사행성 온라인 게임 프로그램, 가상자산 관련 프로그램 제작 의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내 보안업체인 지니언스의 시큐리티센터장인 문종현 이사는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과거부터 북한 해커들이 온라인 도박 게임 개발,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개발, 웹사이트 개발 등의 분야에 신분을 위장해 활동해 온 것이 보고된 바 있다”며 “가짜 프리랜서 프로필 사진, 이력 등을 활용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문 이사는 “IT 기업이 인력을 고용할 때 반드시 유무선으로 신원 확인 절차를 거치고 개발된 프로그램의 보안성 검토와 무결성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